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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조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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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많은얼룩말 Jan 09. 2023

널 만나기까지 남은 시간, 7일

너에게 쓰는 네 번째 편지


눈으로 직접 보지도 못했는데, 사랑하는 감정이 이리 싹틀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작고 귀엽고 소중한 존재야.


몸집이 제법 커져서 네가 조금만 움직여도 엄마의 배가 이리저리 흔들린단다. 특별히 네가 발을 쭉 내밀 때면 너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어서 배 위에 손을 냉큼 올려놓곤 해. 그렇게 나의 뱃가죽을 사이에 두고 너의 발과 나의 손이 만날 때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라. 너의 발이 너무 작고 귀여워서 절로 웃음이 나기도 해.


그렇게 아빠나 엄마가 너의 발을 한 번이라도 더 느끼려고 배를 문대면, 너는 쑥스러운 건지, 귀찮은 건지 발을 쏙 빼버리고 말더라. 그것마저 너무 귀엽지만 말이야.


그런데 네가 그러면 우리는 너무 아쉬워서 “이제 방 빼실 때가 됐어요. 짐 챙기세요!”하고 너에게 말을 걸게 돼. 조이야, 우리 목소리가 잘 들리니?


너를 맞이하기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느새 너를 만나기까지 남은 시간이 7일이더라.


사실 출산 예정일이 18일인데, 지난주 목요일에 산부인과에 가서 검진을 받아보니 엄마의 몸이 출산 준비를 시작했다고 하셨어. 그래서 출산 예정일이 이틀 앞당겨졌고. 물론 우리의 생각보다 조금 더 빨리 너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게 최대 7일이 주어진 거야. 두근두근, 설레는 이 마음을 너는 알까?


조이야, 엄마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묵직한 배로 인해 허리도 종종 아프고, 요샌 발도 잘 붓는단다. 거기다가 밤에 자다가 1~3번 정도 깨서 화장실을 가는 건 아주 일반이고 말이야.


그래도 너와 내가 하나로 살아온 10개월이 참 소중하고 감사했단다. 엄마 배 속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네가 처음으로 세상에 발을 디디는 그날, 너와 나의 첫 번째 분리가 이뤄질 거야. 엄마 배 속이 익숙하고 편했겠지만, 이젠 새로운 환경에서 네가 너로 살아가야 할 시간이야.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 엄마가 최선을 다해볼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포근하게 널 안아줄 거야.


곧 만나자, 조이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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