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쉬자, 그리고 아픈 사람이 쉴 수 있도록 도와주자
최근 덴마크의 감염의 확산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며, 우리나라로 따지면 40만 명이 매일 일일 확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죽음 또한 결코 낮다고는 할 수 없는데요, 인구를 고려하였을 때 우리나라로 따지면 150명이 매일 죽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덴마크에서는 특히 오미크론 변이(BA.1)보다 전염성이 더 높은 오미크론의 하위 변종(BA.2)이 유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유행 곡선의 정점까지는 앞으로도 몇 주가 더 남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높은 백신 접종률과 최근의 감염 곡선으로 곧 집단면역에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을 덴마크 질병관리청(SSI; Statens Serum Institute)이 내놓았으며, 이 분석을 근거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모든 계획을 제거할 것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스웨덴 또한 이웃국의 정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지금까지 누적 확진률이 인구의 1.5%이고, 백신 접종률이 85.5%에 해당합니다.
덴마크의 경우 지금까지 누적 확진률이 인구의 25%이고, 백신 접종률이 81.1%에 해당합니다.
스웨덴은 누적 확진률이 17.5%, 백신접종률이 74%입니다.
스웨덴과 덴마크의 경우 누적 확진률과 백신접종률을 합하면 100%가 넘으나 이는 돌파감염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스웨덴과 덴마크는 증상이 없는 사람들은 검사 대상이 아니므로 실제 감염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부스터샷 접종률은 한국 50%, 덴마크 60%, 스웨덴 33%에 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웨덴 공중보건국의 통계에 따르면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는 사실상 없다고 보아도 될 수준이라고 합니다. 특히 스웨덴에서는 증상이 있는 사람들만 검사 대상임을 고려할 때, 무증상일 확률이 높은 백신접종 완료자와 미접종자의 감염률이 비슷하다는 것은 실제로 백신 접종자들의 감염 확산이 더 높을 확률을 시사하고 있으며, 때문에 사라 비포스 공중보건국 역학자는 백신 접종 여부를 불문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다만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가 없는 것과 별개로 중증과 사망예방 효과는 매우 뛰어납니다.
역시 스웨덴 공중보건국 통계에 따르면 백신접종자는 집중치료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사망의 경우에도 65세 이상 고령층은 여전히 일부 사망하는 경우가 남아있지만 나머지 연령대에 대해서는 매우 좋은 보호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 50세 미만의 경우 미접종의 경우에도 사망은 매우 낮습니다.)
백신이 감염으로부터 보호해주는 효과는 거의 없지만 중증과 사망으로부터는 보호해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염의 확산으로 미접종자를 탓하기보다는, 미접종자들을 위험군으로 보고 보호하고, 백신 접종을 설득할 수 있는 전략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오미크론의 매우 강한 전염성으로 인해 봉쇄 수준의 극단적인 조치가 아니고서야 감염통제가 불가능하며,
이 봉쇄는 최소한 오미크론의 감염예방 효과가 있는 새로운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는 점에서 봉쇄의 실익이 크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고위험군(미접종자, 기저질환자, 고령층)은 보호하되, 일반 시민들은 의료체계가 작동하는 범위 내에서 일정 정도의 감염확산을 감수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 중증병상이 포화하려는 조짐이 있는 등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면 신속하게 모임을 줄이고 접촉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 한국은 마스크 착용이 문화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모임의 줄임과 결합된다면 효과가 클 것이고, 아직 모임을 줄일 여력이 많이 남아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거리두기 강화로 확진자 수를 통제하기 상대적으로 쉬울 것입니다.
다만 한국은 문화적으로 병원 치료를 과도하게 구하는 경향이 있고, 치료 또한 아직까지는 민간부담이 적고 공공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령, 기저질환이 없고 백신접종을 완료한 젊은 층) 과도한 치료를 구하지 않고 집에서 머무를 수 있도록 코로나에 대한 지나친 위험 인식을 낮추는 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백신의 오미크론 감염예방 효과가 매우 낮다면 새로운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봉쇄하는 것 또는 감염의 확산을 통해 집단면역을 이루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의 중증과 사망 예방효과가 존재하므로 새로운 백신 개발 때까지 봉쇄를 계속하는 것은 그 실익이 높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감염 확산에서 일부 희생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가능한 희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특히 고위험군과 접촉이 적은 저위험군의 경우 감염을 감수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고위험군의 경우 가능한 저위험군 사이에서 감염의 확산이 이루어지며 사회의 면역력이 충분히 높아지는 동안 감염예방수칙을 지키며 감염을 피하는 것이 권장될 것입니다.
물론 고위험군 또한 어느정도 감염의 확산은 피할 수 없으므로 현재 치료제 부족 상황에서 치료제가 꼭 필요한 위험군에게 갈 수 있도록 저위험군은 과도한 치료를 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계는 코로나19를 관리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코로나는 어떤 교훈을 남겼을까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지켜줘야 한다는 마음"이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덴마크에서 규제가 사라질 것이고, 한국 또한 영원히 규제를 가져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규제가 없다고 코로나19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 규제가 없을 때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아플 때 쉬겠다는 마음, 아픈 사람이 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마음밖에는 없습니다.
서로가 연대하고, 함께 손을 잡는다면 극복하지 못할 문제가 없습니다.
연대의 소중함을 깨닫고, 코로나19부터 하나하나씩 세상의 문제를 극복했으면 합니다.
* 사진 출처: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