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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gi Seo Dec 02. 2023

미정

일탈 그리고 감성과 글감






필자의 일탈이라면, 주말에 들르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 잔 하는 거다.

청학 DT점

생긴 지 얼마 안 된 스벅 DT점이라서 3층의 테라스에서 바라본 바닷가 전경은 그야말로 잘 차려진 따뜻한 지중해식 식단을 느끼게 해 준다.



나는 가장 먼저 그릭 요거트를 한 개 먹고 난 다음, 테라스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3층의 테이블 구석에 자리 잡아, 오늘의 커피 한 잔을 홀짝이며 이 글을 타이핑하고 있다.




사실 같은 테이블에 이 동네 주민 자치회 사람들이 한 그득 자리 잡고 앉아서 시끌벌적 떠들고 있다. 책이고 해야 할 코딩이고 나발이고 집중이 전혀 안되고 있다...  사실 동네에 스타벅스나 괜찮은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하나 생기면, 거기가 동네 반상회 모임장소가 되곤 하는데... 여태껏 주말마다 오더라도 3층은 테이블이 항상 텅텅 비웠었는데, 하필 오늘 운수가 참 없는 날인 것 같다.


오늘 찍은 사진이 아니라서, 이때는 그릭요거트를 안먹었구나... 덤으로 포춘 잡지는 외신 경제기사 챙겨본다고 읽곤 한다. 지금은 엔비디아보다 AMD에 몰빵할 때인가, 서학개미들아


그래서 2층으로 자리를 옮기겠다(현명한 선택이자, 갑자기 현재진행형 필체?).



지금 올해 작고하신 류이치 사카모토의 피아노 한 곡이 흘러나오고 있다. 필자가 사춘기 때 이곡 저곡 자유분방하게 듣던 피아노곡들 중 하나인 이 사카모토의 곡은 감성에 젖기 가장 쉬웠다. 즉흥적일 지리만큼 비 오는 날 무작정 바깥을 걷고 있는 상상을 하게끔 만드는 류이치 사카모토를 대표하는 이 곡은 스벅에서 들어도 역시 시애틀의 한 변두리의 고즈넉한(Cozy) 스벅 커피점의 감성과 잘 들어맞는다. 짝짝짝!



사실 필자가 이런 쓰잘 떼기 없는 글을 긁적이고 있는 까닭은 무료한 감성을 달래기 위해서이기보다 잘 차려진 지중해식 식단을 어떻게 글로 한 번 표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폼나는 글을 쓰고 싶었는데, 그 시끌 벌적한 동네 자치 주민회 모임의 아주머니들과, 거기다 아저씨들이 거드는 큰 웃음소리 때문에 글이고 폼이고 나발이고 머릿속에서 모든 글감들이 증유 돼버렸다.



...



그렇다고 포기할 필자가 아니다.


만원 이상 주문했으니, 한 시간 삼십 분 무료 주차라, 시간이 얼마 안 남았네. 일단 평소 다니던 동네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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