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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 Jun 27. 2021

프롤로그: 왜 대답이 다 다를까?

 인간이 자의식, 자아, 정체성에 대해 극적으로 팽창하는 시기가 되면, 큰 혼란을 겪는다. 과거에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많은 것들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 또한 평범한 그런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내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 강박증. 그중 글을 음운 단위로 부수어 읽어내는 강박증과 자기 관찰 유형 강박증이 생기게 되었다. 책을 읽을 수 없는 상황과 자신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의심하는 상황이 만나 인간의 자아, 내면을 광적(?)으로 탐구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글을 읽지 못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적으며(물론 적은 글은 읽지 못했고, 병이 호전된 후 다시 읽어보니 반복적으로 쓴 글이 너무 많았다.) 홀로 고군분투하며 탐구했다.

 생각이 깊어질 때마다 들었던 생각은 "왜 지금 한 생각에서 반대되는 생각이 항상 떠오를까?"였다. 예를 들어, '내 멋대로 사는 것이 옳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자. 그런데 그 반대되는 생각에 '자기 멋대로 사는데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내 사고방식은 의심과 고찰이라는 습성으로 바뀌어있었다. 많은 책들, 특히, 위로나 철학에 관한 내용은 정말 통일성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물론 나는 광적인 탐구생이었으므로 모든 사람에게 옳다고 여기는 진리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다. 정말 모든 사람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진리라는 것이 혹은 신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에 대해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싶다는 열망이 일렁였다. 그렇게 멀고도 험한 무한의 과정으로 나를 내던졌다.


(1. 진리 자기 유사성의 오류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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