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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준한거북 Oct 12. 2023

엄마 왕따가 뭐야?

눈을 뜨자마자

학교단체티와 점퍼를 찾는 아들.

왜인고하니,

"은서가 똑같이 입고 오재."

(응..커플룩인거니?)


어제는 "엄마 왕따가 뭐야?" 하고 물어서

가슴철렁하게 하드만.

"여럿이서 한명하고만 안놀고 따돌리는거야"

"그런데 왜:"

"은서가 동*랑 놀지말자고 따돌렸어"


며칠 전 2학기상담전화 중 담임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은서랑 잘 지내요. 수준이 맞다고 여겨져서인지 급식시간에 다 먹고나면 은서야 같이가자~ 하거나 점심식사 후 운동장에 나가서 놀자고 아이들을 인솔할 때도 둘이 반대표처럼 와서 허락을 받는다던지...음, 이성으로서 좋아하고 그렇다기보단 동료애라고 해야할까요? 둘이 그렇게 잘 지내요~"


동*라는 친구는 아들 유치원시절부터 함께 알아온 터인데 밝고 순수하고 장난끼도 많은 귀여운 아이다. 말이 좀 어눌해서 (발음이 정확하지가 않다고 해야할까) 여자아이들이 간혹 놀리는걸 본 적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도 내심 가지고 있던 터.


그런데 우리아들이 친하게 지내는 여자아이가 벌써부터 따돌림이 선봉이 되어 그런 만행?을 저지른다는 게 여간 맘에 안들 수가 없는 것이다.

'요노무 지지배' 속으로만 되씹고 말았던 말.


아침부터 그렇게 커플옷을 찾았던 아들에게 몇번 장롱을 뒤지던 나는 못찾겠으니 다른 잠바입고 가라고 했다. 고맙게도 쿨하게 그러마해준 아들.

왜 내가 반항심이 일었을까? 구태여 학교점퍼를 열심히 찾아주고 싶지 않았던 건 왜였을까?

나는 안다. 나만의 세계 속에서 혼자 복수를 외치고있었단 것을,

.

.

.


.

.

.


왕따의 대상이 내 아이가 아닌 것이 마음 한편으로 안도가 되었던 나 자신이 조금은 잔혹하게 느껴지면서도 결코 왕따에 동참한다던지 아무리 네가 좋아하는 친구라해도 그 친구가 하자는대로 다 따라서는 안된다. 용감하게 아니라고도 할 쭐 알아야하고 때론 더 용감하게 네가 따돌림 당하는 친구 손을 잡아줄 쭐도 알아야한다. 아니 네가 그래줬으면 좋겠다 엄마는. 네가 그 친구랑 아무렇지않게 놀면 오히려 다른 애들도 또 아무렇지않게 다가와 놀껄~?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그 친구가 불쌍해서인것도 이유지만, 내 아이가 긍휼한 마음 품고 당당하게 분별하며 학교생활하길 바라는 엄마마음..) 

얼마나 슬프고 속상하겠냐.....엄마도 셋이 친구였을때 혼자되었던 기억이 있어 그 기분을 안다는 둥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는데 그 중 어떤 단어가 박혔는지는 미지수다. 세계의 복수를 통해 늬들도 자란다고는 하지만서두....


"네가 왕따 당하는거? 그것도 그렇게 나쁜것만은 아냐. 까짓거 혼자놀 수도 있는거지모!" (현실에서 벌어지면 에미야 넌 겁나 속상해할꺼면서) 태연한 척, 멋진 척은 알아준다진짜....속으로 또 되뇌여준다.

하지만 친구를 따돌리는 건 안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끝냈다. 그래, 완벽하게 그 세계를 화평의 단계로 끌어올리는 건 이 땅에서 불가능할테지. 하지만 네가 성장하는 구간에서 요동칠 때의 그 마음만은 선한 것으로 채워주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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