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KB국민은행 [안도현]편
[카피 시작]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내레이션) 모두가 쉬어 갈 그늘을 만들기 위해 시인은 주머니를 털어 나무를 심습니다.
뜨거운 마음을 심습니다. 내일의 꿈을 심는 돈, 국민이 만듭니다.
[카피 끝]
책을 읽다 보면 밀도가 느껴지는 책들이 있다. 다음 장을 넘기기가 버거워 못내 책을 덥고 사유해야 하는 그런 책들을 만나면 반가워진다. 나에겐 신영복 교수의 수필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그랬고, 안도현 시인의 시’너에게 묻는다’와 ‘연탄 한 장이 그러했다. 단 세 줄로 된 짧은 시 ‘너에게 묻는다’는 1990년 초반 전교조 해직교사 시절, 안도현 시인 스스로 뜨거운 사람이 되고 싶은 꿈을 가슴 깊숙이 넣어 주고 살 때 쓴 시다. 한번 쓰고 버려진 연탄재를 가지고 시인의 감수성과 통찰을 끄집어낸 우리를 부끄러워하게 만드는 시가 아닐까 싶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ENA 채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이 낭송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나서 안도현 시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다시 높아졌고, 자연스레 그의 시들도 집중을 받았다. ‘연탄 한 장’은 1994년 발간된 『외롭고 높고 쓸쓸한』에 수록된 안도현의 시이다. 문학 평론가 권영민 교수는 ‘안도현의 시는 범상한 일상 속에 시의 뿌리를 박음으로써 삶을 지탱시키는 구체적인 힘의 질서를 경험 속으로 이끌어 들인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나 역시 대학에서 특강을 요청 받아 강의를 진행할 때면 아르헨티나 가수인 메르세데스 소사(Mercedes Sosa)의 노래 ‘Gracias a la Vida(삶에 감사를)’와 함께 안도현의 시 ‘연탄 한 장’을 종종 소개하기도 한다. 삶을 노래하고, 삶을 이야기 하고. 어쩌면 ‘연탄재’는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아내기 위한 나의 다짐이기도 한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2022년 방영된 ENA 수목드라마로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로, 주인공 우영우역을 맡았던 박은빈 배우는 이 작품으로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수상 소감은 다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상한 문화평론가 김모씨가 그녀의 수상소감을 비판했다는 것도 밝힌다. 박은빈은 송혜교가 아니다.)
[안도현]편
광고주: KB국민은행
광고대행사/제작사: HSAD
제작연도: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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