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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남현 Sep 03. 2023

광고 카피 속에서 읽는 세상

#12 공익광고협의회 [색안경]편

(카피 시작)

학력만 보면 볼 수 없습니다.


성별을 따지면 볼 수 없습니다.


장애를 문제 삼으면 볼 수 없습니다.


진정한 능력을 보려면 벗어 던지십시오.


편견을 버리면 더 많은 인재들이 보입니다.

(카피 끝) 


영화 [달짝지근해:7510*]를 조조영화로 관람했다. 조조영화의 장점은 티켓 값이 싸고 관람객이 많지 않아서 영화를 여유있게 즐기기에 딱이라는 점이다. 내가 종종 조조영화를 즐기는 이유다. 영화 남자 주인공 유해진 배우가 여자 주인공 김희선 배우에게 이렇게 말하는 대사가 있다. “세상의 편견은 비뚤어진 사람들이 보는 거잖아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유년 시절 당한 교통사고로 사고력이나 판단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순박하고 순수한 면을 잃지 않는 유해진(‘차치호’ 역)이 극중 대학생 딸을 기르는 미혼모 김희선(‘이일영’역)을 사랑하게 되면서 내뱉은 대사다. 세상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 지켜낸 ‘사랑’이라 그런지 더 애틋하게 대사가 다가왔다. 편견은 ‘질병’이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그 짧은 경험과 사고를 바탕으로 누군가를 쉽게 함부로 재단하거나 판단하려 든다. 때로는 일터에서, 때로는 일상 생활 터전에서 말이다. 학력이 짧다는 이유로, 미혼모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다문화가정이라는 이유로 그들을 비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사회는 건강해질 수 없다. 미국에서 살 때 아이 학교 친구 중에 레즈비언 부부가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아빠가 없고, 엄마가 두 명일 수 있다’것을 여섯 살 아이에게 설명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나름 이해하는 듯 했다. ‘그름이 아닌, 다름’으로 다양성을 받아 들일 때 편견이 설 자리는 좁아지지 않을까. 


* 영화 [달짝지근해: 7510]: 표면적으로 중년의 사랑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상황적 코미디를 통해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일종의 코미디 소동극이다. 애초 이병헌 감독이 판권을 가지고 있었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이한 감독이 각색해 지금의 결과물이 됐다. 배우 유해진이 26년 연기 경력에서 처음으로 로맨스 코미디 주연에 도전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김희선이 거의 20년 만에 출연한 한국 상업영화라는 점에서도 

특기할 수 있다.


[색안경]편

광고주: 공익광고협의회

광고대행사/제작사: 아나기획

제작연도: 2004년


[색안경]편 광고영상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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