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와의 관계, 선ㆍ후배와의 관계
생도생활ㆍ후보생 생활을 버티게 해 준 사람 중 가장 소중한 사람은 부모님 다음으로 옆에서 함께 견뎌 준 동기일 것이다. 과연 이 동기와는 어떤식으로 관계를 지속 유지해야 될까?
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동기가 잘 되길 바래서 내 모든 것을 다 퍼주었을 때, 그 동기도 나를 동일하게 생각해주고 아껴준다면 그 관계는 평생 끌고가야 할 관계이지만, 자기가 필요할때만 연락해오거나, 필요한 자료가 있을때만 연락해오는 그런 관계는 절대 유지를 할 필요가 없다.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성적이 중요한 초군반, 고군반, 육대때는 솔직히 얘기하면 성적앞에선 모두가 적이다. 다만, 적이라고 으르렁 거리며 내 밥그릇을 뺏기위해 여기저기 해코지하고 다니는 동기들이 있는데, 그런 동기 또한 정리해라. 차라리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보되, 내가 만든 자료도 그 동기에게 주고, 그 동기가 가지고 있는 찌라시도 나에게 주고 하는 관계가 돼서 정정당당하게 시험 보고, 붙어봤는데 나보다 그 친구가 잘해서, 성적이 좋은 동기에겐 축하를 해주면 그만이다. 너무 성적에 연연해해서 주변 사람들을 잃는 친구들이 많은데, 군생활이 과연 우리 인생의 마지막일까 라고 생각해보면, 글쎄...우리 인생에 절반이라도 차지할까? 나와 함께 땀흘리며 훈련받았던 그 당시 내 옆에 있던 동기와 30년 뒤에도 계속 소주한잔 할 수 있는 관계가 된다면 진급이나 군생활을 떠나서 얼마나 행복할까? 지금 당장 앞만 보지마라. 그 뒤, 10년 20년을 봐라. 그런 동기가 옆에 함께 군생활을 한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개념있는 선ㆍ후배는 인생의 동반자>
자대생활을 하다보면 유독 지휘관과 주변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부하들로부터도 인정받는 훌륭한 선ㆍ후배들을 볼 수 있다. 그 친구들은 일도 잘하고, 인간 관계도 좋고, 자기 나름의 스팩도 열심히 쌓고있고, 애대심도 많다. 특히나 사람을 잘 챙길 것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나혼자만 잘나가고자 남을 죽이는 스타일이 아니라, 본인도 살고 주변사람도 함께 살게하면서 부대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든다. 그러나 절대로 자주 볼 수 있는 유형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살기 바쁘다. 그게 현실이다.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관찰을 잘해보고, 친하게 지내라. 분명 내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이다. 특히 후배가 그러한 후배가 있다면 정말 잘 챙겨줘라. 그런 후배는 정말 보기 드물고, 개념있는 친구다.
<개념없는 선ㆍ후배는 가까이 하지마라>
반대로 개념이 아주 없는 선ㆍ후배들도 많다. 술먹고 실수하는 사람, 지휘관이 방향을 잡아줬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고집 피우는 사람, 부하랑 늘 자존심 싸움 하는 사람, 소탐대실 하는 사람 등등.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제대로 된 나랏일을 할 수 없다. 정말 진짜 잘나가봐야 최고로 올라갈 수 있는 계급은 소령일것이다. 개념없는 선후배, 지밖에 모르는 선후배는 무조건 친하게 지내지마라. 나만 골치아파진다.
<선배라고 무조건 지지마라, 정정당당하게 겨뤄라>
선배라고 해서 평정이 무조건 깔릴까? 글쎄...그건 모른다. 웬만하면 선배순으로 평정을 챙겨주는 게 선례이나, 아주 개차반인 선배가 있고, 내가 후배임에도 불구하고 지휘관으로부터 인정받고 주변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면 할만한 상황이다. 다만, 큰 결함이 없는 선배들하고 경쟁이 있을 때는 평정을 받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육사출신이고, 대대장님도 육사출신이니까 날 챙겨주겠지? 라고 생각도 하지마라. 그건 정말 모른다. 대대장님이 원박투데이 군생활 하셨겠나? 다 큰 그림을 가지고 계신다. 다만, 평정에서 밀리더라도 대대장님께 인정받았다면 분명히 평정문구에 멋지게 한 줄 적어주실 것이다. 일희일비, 소탐대실 하지마라. 너무 평정에 목을 매면서 군생활하면서 평정시즌이 오면 여느때와 다르게 행동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상급자는 그런 모습을 모를까? 3월과 8월 반짝 잘하는친구들이 이 글을 읽고있다면 반성하자. 나는 모든사람에게 지켜봄을 당하고 있다.
<선배한테 3번 얻어먹었으면 1번은 사라>
나도 막내장교 생활을 오래해서 고참이 될 때까지는 당연히 막내니까 선배들이 사는 게 맞겠거니하고 생각하고 행동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고참이 되어보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선배가 나보다 계급 높고, 봉급도 많이 받기는 하지만, 그 선배도 자기 나름의 경제적 상황이 있고, 돈이 들어가야 되는곳이 분명히 있다. 선배가 3번 밥 사줬으면 한번은 반드시 후배가 사라. 그리고 밥을 얻어먹었으면 커피는 꼭 당신이 사라. 선배가 절대 사라고 얘기는 안할 것이다. 다만 밥 얻어먹었으니 커피는 제가 내겠습니다 하는 액션이라도 해라. 이쁜짓 하는 후배녀석은 어떻게든 나중에 챙겨준다. 그러니까 꼭 3번 얻어먹었으면 1번 사는 법칙을 잊지말고, 행동으로 실천해라. 그런데 정말 간혹, 절대 후배한테 안얻어먹고 10번이면 10번 다사고, 커피까지 사는 고참이 있다. 후배들은 절대 돈을 내서는 안된다라는 가치관을 갖고 있는 특이한 사람도 있는데, 괜히 샀다가 역효과 보지말고, 그 선배 기념일에 작은 기프트콘이라도 보내는 센스를 보여주는 것도 나을수도 있으니 참고해서 생활 하자.
<후배한테 절대 얻어먹지마라, 무조건 사라>
후배한테 얻어먹으려고 하는 선배는 선배도 아니니, 선배대우 해주지마라. 예전 90년대 군번 선배들이 자주 써먹었던 방법으로, 1차는 자기가 사고 2차는 후배들이 1/n시켜서 더 비싼걸 얻어먹던 선배들이 있었다. 이런 선배는 선배도 아니니, 그 다음부터는 일절 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았다. 그때 당시 기억으로는 1차를 삼겹살에 소주를 3명이서 10만원인가 본인이 내고, 2차와 3차를 호프 및 비싼술집으로 가서 30만원 이상 나왔던 것 같은데, 후배들에게 계산을 시켰었다. 나쁜 선배같으니...아무튼 그런 선배는 선배도 아니니, 선배 대우 해주지 마라.
내가 만약 선배라면, 후배한테 그냥 너그럽게 베풀어라. 밥 한번 사준다고 내 군생활과 경제적 상황에 큰 타격이 가는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앞뒤 재고 따지고 그러냐? 물론 후배 입장에서는 선배가 시간과 돈을 오롯이 나를 위해 사용해주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게 마땅하지만, 요즘 그렇게 생각하는 후배가 몇이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한테는 얻어먹지말고, 무조건 사라. 밥, 커피까지 무조건 사라.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5번 정도 밥을 사줬는데 한 번 정도는 밥을 얻어먹어도 된다고 생각은 하나, 난 웬만하면 내가 다 산다. 그리고 밥을 5번정도 얻어먹고 1번이라도 본인이 내려고 하는 후배는 끝까지 챙겨라. 그런 후배는 잘 없다. 잘 없는 게 아니라, 거의 없다.
그리고 나중에 분명히 그 후배가 나를 도와주는 순간이 온다. 분명히 오니까, 후배라고 무시하고 괄시하고 멸시하지말고, 항상 진심을 다해서 아껴주고 배려해줘라. 분명히 날 도와주는 결정적인 순간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