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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in Jul 19. 2022

지구, 환경, 인간과 동물의 공생을 말하다

사비나 미술관에서 열린 고상우 작가의 개인 전시회를 다녀오다

2022년 6월 사비나 미술관은 고상우 작가의 <Forever Free -  그러므로 나는 동물이다 (The Animal That Therfore I Am)> 전시를 개최한다. 본 전시는 융복합 전시 콘텐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사비나 미술관과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보전기관인 WWE(세계자연기금)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1. 작가 고상우의 발자취


시카고 아트인스키튜트에서 사진과 퍼포먼스을 전공한 고상우 작가는 사진, 퍼포먼스, 회화, 디지털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적 실험을 통해 명확한 메세지를 던진다, 인종차별, 젠더 갈등에 대한 전복적 의미를 담은, 여성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분장한 퍼포먼스와 사진 작업으로 미술계에 등장하였으며, 음영과 색이 반전되는 '네거티브' 효과를 사용한 사진 작품으로 '푸른색 사진예술의 선구자'라 불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고상우 작가는 자신만의 표현방식 뿐만 아니라, 멸종 위기동물 초상화 등 동시대의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한 작업 및 디지털아트의 가능성과 확장성에 흥미를 가지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작업들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회 작가 프로필 중에서 인용)


고상우 작가를 개인적으로 알게 된 것은 AAW(아시안 아트웍스)의 작품 소개를 통해서였다. 개인적으로 미술에 대해 관심이 많고 여러 자료를 통해 공부한 것은 있지만, 가장 최근의 나와 동시대에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알기에는 미천한 지식만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AAW의 미술 작품 소개와 비엔날레, 전시회에서 간간히 보여지는 그의 작품은, 지금의 현대미술이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관람객의 눈에 띄을 정도의 신선함과 작품 소재의 독특함, 그리고 그것을 표현해 내는 창조력에 있어 독보적이라 감히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사라져 가는 동물, 멸종된 동물을 소재로 하면서도, 사람의 초상화에만 그려졌던 정면 초상화 기법을 도입하고 다시 디지털 드로잉으로 표현해 낸 작품들은 작가 소개에서도 나타났듯이, 소재의 참신성과 더불어 인간과 동물, 환경적인 문제에 대한 분명하고 색채적 강렬한 메세지를 던지는 작가가 바로 고상우다.



#2. 메세지의 지향성 - 인간과 동물의 공생


고상우 작가의 동물 초상화를 볼 때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동물들의 눈이다. 호랑이, 하마, 표범, 사슴, 토끼 등 작품 속 동물의 눈들은 서글픔과 연민을 자아낼 정도로 선하다. 아무리 맹수라 하더라도 '종의 종말'을 앞둔 동물들의 눈은 이미 맹수라기 보다는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리고 그것을 야기한 것이 인간이라면, 작품 속 동물의 눈은 '인간이 과연 지구 환경의 지배자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반문이며 공생을 갈망하는 선량한 이웃의 눈동자로 변화된다. 


이러한 감정의 교감을 증폭시키기 위해 전시회 속 작품은 관람객의 눈높이와 같은 선상에 배치되어 있으며 '푸른색의 작가'답게 전체 색상의 기운을 블루로 가득 채움으로써 소수자, 약자의 이미지를 표현해 낸다. 거기에 디지털 드로잉 기법으로 동물들에게 하트, 리본, 꽃과 나무, 나비와 풀 들을 입혀 동물들의 상처를 어루만짐으로써 푸른색의 차가운 이미지에 온기를 불어 넣고 있다.



#3, Kalo와의 콜라보 - 작가의 지향성


고상우 작가의 작품들은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뛰어넘는 '디지털 회화'에 방점이 찍힌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지나 색상을 고도화하여 표현해 내고자 디지털 기법을 사용하고, 작품의 고유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NFT 알고리즘도 도입하여 작품 활동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카카오브레인의 kalo의 인공지능과 협업한 부분이다. 전시회에서도 관람객 자신이 생각하는 부분을 입력하여 AI가 호랑이를 그려내는 이벤트을 선보이고 있듯이, 고상우 작가 역시 텍스트를 이미지화 시키는 작업을 AI 기술을 도입하여 형상화 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상상하는 것을 텍스트로 표현해 내면 그것을 AI가 이미지로 표현해 내는 것이다.


이런 작품 활동 기법이 중요한 것은 고상우 작가가 추구했던 멸종 위기 동물을 형상화 하는데 있어 조금 더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하고, 멸종 위기 동물이 아닌 이미 멸종된 동물도 다시 우리 앞에 선보일 수 있다는 부분이다. 영화 속 '쥬라기 월드'는 아니더라도 인간의 이기심으로 사라져 갔던 동물을 그림으로마나 우리 곁에 둘 수 있다는 동물에 대한 작가 나름의 반성과 고해일지도 모른다. 이런 창작 기법은 고상우 작가의 앞으로의 작품 활동의 방향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https://www.kakaobrain.com/contents/?contentId=cff21a91-9bd8-403e-8f32-0fea7370cbd7


사비나 미술관에서 열린 고상우 작가의 전시는 현대 미술을 사랑하는 관람객에는 소재의 독창성, 창작 기법의 창의성, 전달 메세지의 명료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현대미술의 다양성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선구자로서 고상우 작가의 작품 세계와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전시회라 평해도 충분하다.


인상주의가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리고, 피카소의 입체주의와 빈센트 반 고흐의 표현주의가 현대미술의 상징이 된 것처럼, 그리고 초현실주의와 추상주의를 지나, 앤디워홀이나 비트겐슈타인에 이르러 대중 미술이 정착된 것처럼, 사비나 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고상우 작가의 작품 활동 기법이 머지 않아 미술 사조의 한 획을 장식할 멋진 상상도 함께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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