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은 어떻게 개도국의 발전을 가로막는가

장하준 <나쁜 사마리아인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요인 중 가장 큰 것은 무엇일까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시장경제라고 답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북한과는 다르게 자유로운 경제체제를 선택한 것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기 때문에 국가는 그저 뒷짐진 채 바라만 보면 되는 체제 말이다.

그런데 틀렸다. 우리가 경제를 급격히 발전시킬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다. 시장경제에서 국가의 개입이라니, 그것도 적극적인 개입이라니, 선뜻 와닿지 않는 말이지만, 그래서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을 해냈기에 우리는 경제를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국가의 개입을 기반으로 한 시장경제,가 정답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교수는 이 책에서 자유주의의 신화를 깨뜨린다. 한국의 사례를 비롯해 전 세계 개발도상국들의 사례를 통해 경제사를 짚으며 자본주의(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낱낱이 파헤친다.

개발도상국들이 자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진국들은 어떻게 개도국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지, 국제 정치는 얼마나 냉혹한지, 등등을 플러스 알파로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