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네건축가 Nov 30. 2022

메리~크리스마스!

브런치 작가님들과 함께~

   갑작스러운 한파와 함께 올해도 벌써 12월을 맞는다. 매년 연말이면 시간은 왜 그리도 빨리 지나가는지... 그 해를 놓치기 싫어서 매번 아쉬움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는 12월을 좀 풍요롭게 즐기고 싶어서 서점에 들렀다가 크리스마스 카드 아홉 장을 샀다.  




  여러 아이디어의 다양한 크리스마스 카드를 고르다가 문득 어린 시절 카드를 직접 그리고 만들던 생각이 나서 갑자기 흐뭇해졌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켄트지, 색종이, 금종이, 은종이, 색실... 예쁜 과자 케이스 등을 활용해서 각양각색의 카드를 만들어서 친구들과 선생님, 집안 어른들께 크리스마스실까지 꼼꼼히 붙여서 보냈던 기억이 몇십 년 만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금은 더 예쁘고 멋있게 나오는 제품도 많고 간편하게 SNS로 보내는 방법도 있어서 잊혀가는 옛 추억이지만 그때 카드를 보내면서 느꼈던 뿌듯함은 어린 마음에도 사랑을 줄 때의 기쁨을 알게 하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그리고 세대가 흘렀지만 카드를 보낼 대상은 큰 변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친구와 감사한 사람과 어르신들을 헤아리며 카드의 개수를 정했으니까. 감사한 사람에는 잘 커주는 어린 친구들이 포함되고 어르신에는 '친척'이란 말 대신 '주변'이라는 수식어로 바뀌어서 사회적으로 조금 확대되었지만 개수를 보면 크게 넓어지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학교생활 초창기에는 연말이면 학생들로부터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을 제법 받았다. 나름대로 잘 받았다는 표현으로 연구실에 들를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봄이 올 때까지 진열해두기도 하고 감사의 답 문자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명퇴 무렵에는 2~3개 정도로 줄었다. 사회적 분위기가 ㅋ톡으로 연말연시 인사를 대체하고 그나마도 점점 잘 안 하게 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물론 나도 얼굴 보지 않는 안부를 묻는 일을 거의 안 하고 있었다. 모두가 바쁜 세상에 나-름 합리적인 방식을 따라서 살아가고 있었다. 


  올해는 내가 시간이 좀 있으니까... 카드를 써 보려고 한다. 오랜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지면 인사가 쑥스럽지만... 카드로 안부를 묻고 받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 이어!

작가의 이전글 함께... 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