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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룽룽이 Apr 16. 2024

2030년에는 한국에 정착할 수 있겠지?

작년 10월 한국 여행이 가져다준 나비효과

2013년, 당장 프랑스 유학을 앞두고 있던 나는 욕심도 지나치게 한국 장기체류 비자(F4)를 신청했다.

하지만 다녀온 곳이라고는 고작 제주도 3일 여행 (이미 무비자 여행이 가능했던 그곳).

그리고 7년 뒤, 코로나가 터지기 바로 전 단기 여행비자로 했던 반짝 서울여행까지 포함하니 30대가 되기 전의 내가 한국 땅을 밟았던 시간은 대략 8-9일 정도가 되겠다.


2022년, 코로나가 잠잠해질 무렵 갑작스러운 회사 부서 상황으로 의도치 않게(?) 승진을 하고, 2023년 상반년에는 갑작스러운 연애에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엄청 다이내믹하게 지내다가 숨을 돌리면서 이제 남은 2023년에는 일도 일이지만 여행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어디로 갈지 남편과 토론을 하게 되었다.


"뉴질랜드는 날씨 좋은 12월에 가면 좋을 것 같고... 10월에는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게 어때?"

이런저런 토론 끝에 결국 남편이 가본 적 없는 한국 (제주도 - 서울)을 선택하기로 했다. 코로나 전 일본여행을 자주 했었던 남편과 달리 나는 '한국에 가도 되는데 왜 굳이 일본을...?' 이런 inclusive 하지 못한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왜 30년 동안 한국 방문이 겨우 2번일까?


한국 여행 디테일은 언젠가 다른 글로 꽉 담고 싶은 마음에 여기에서는 일단 스킵.


결론만 보면, 이번 고퀄 여행 덕분에 나도 남편도 눈에 콩깍지가 끼었나 보다. 일상에서 뜬금없이 한국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나중에 한국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말도 스스럼없이 하게 되는 걸 보니. 물론 이러루한 개념뿐만 아니라 디테일까지 상상을 하고 타임라인도 어느 정도 얘기를 한다.


참고로 나와 남편은 현재 중국 상해에서 근무 중이다. 나는 역마살이 낀 사람처럼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가 5년 전 직장 계약서 규정 때문에 상해에 왔다가 쭉 눌러앉게 되었고, 남편은 태어나서부터 아예 상해를 벗어난 적이 없는 순도 100% 상해사람이다, 아, 간혹 있는 출장이랑 여행 빼고.


브런치를 읽다 보면 다문화 가족도 많고, 남편/아내 따라 외국에 정착하게 된 작가님도 많지만 나와 비슷한 프로필은 아직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창업을 하려고 해도 타이밍이 중요한데, 그렇다면 내가 지금부터 글을 쓴다면, 어차피 나중에는 다 까먹을 준비과정이나 심경의 변화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기록한다면, 내가 감히 브런치 작가가 되어 아직까지는 나름 독특한 persona로 다른 작가님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나의 프로필은 이렇게 변했다.


소중한 우리말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30대.
회사 업무가 재미없지만 늘 인정받는 팀리더가 되고 싶은 차장.
2030년쯤 한국 정착하려 하는 다문화 딩크부부.


팝콘 땡기는 스토리를 술술 풀어가고 싶습니다만...

아직은 모든 게 서툰 "외쿡인"입니다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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