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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밋의 기술지능 Sep 17. 2023

무한연료 치트키

게임을 하다가 깨달은 진리


KSP(kerbal space program)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가상의 태양계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여

로켓을 조립하고 발사하여 달에도 가고, 머나먼 외행성에도 가는

그런 3차원 게임인데요..


혹자는 "이게 게임이냐? 물리 시뮬레이션이지 !" 라고 할 정도로

실제 우주의 물리학이 반영되 있어서 그 난이도가 상당한 게임입니다.

 

게임을 몇번만 해보면 우주여행에서 연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금방 깨닫게 됩니다.


달착륙을 예로 들어보면

달은 대기가 없어서 착륙시에 낙하산의 도움을 받을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달표면에 착륙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로켓을 조금씩 분사하면서 착륙해야만 하죠.

로켓분사는 물론 연료를 태우면서 이루어지구요.


이런식으로 우주여행의 모든 가속과 감속은 연료에서 시작해 연료로 끝납니다.

따라서 게이머들은 연료를 아끼기위해 별짓을 다하게 되는데요 ...


... 중략...


그렇게 어렵게 발사를 시키고 연료를 아껴가며 궤도를 계산해

머나먼 행성에 처음으로 착륙했을땐 감동하여 눈물 핑~돌기도 합니다.


그렇게 재미있게 게임을 알아가던 어느날..

드디어 "무한연료 치트기" 라는걸 알게됬습니다.

그 치트키를 사용하면 연료가 무한대로 생성되어 연료걱정없이

맘대로 가속하고 맘대로 감속하여 명왕성쯤에 해당하는 외소행성에도 손쉽게 다녀올수가 있더군요.


그러자 이제 게임속에서 신세계가 열리나보다 했는데..

반대로 치트키를 안 순간부터 KSP가 재미없어지더군요.


치트키로 무한연료를 쓰게되니

기를 쓰고 도전해 보려는 욕구도 사라지고

로켓조립의 흥미도 개선 아이디어도

연료를 아끼려 머리를 굴리던 아기자기함도 사라져버리더군요.

참으로 묘합니다..


혹시 돈도 인생도 이런게 아닐까요?

하루아침에 무한으로 채워지는 수백억원이 돈이 생기면

아이러니컬 하게도

아둥바둥 사는 맛도 인생사는 재미도 단번에 사라져 버리는건 아닐까요?


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하지않고 접어버린 그 게임처럼

끝내 인생도 접게 되는건 아닐까요?


물론 이런 이야기를 주변인들에게 들려주면 대부분의 반응은

"그래도 한번은 그런돈이 있어봤으면 좋겠어!" 입니다만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어쩌면 결과보다 훠얼씬더 중요한게 그 과정이라는 생각 ...

나이를 먹어갈수록 점점더 그생각이 맞을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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