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곰나루의 전설
지금의 충남 공주 옛 이름은 '웅진'이었습니다. 원래는 금강의 나루터인 ‘고마나루(곰나루)’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그 전설을 아이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아득한 옛날 한 사냥꾼이 사냥을 하러 강을 건너갔다가 여자로 변한 곰에게 붙들렸습니다. 그래서 동굴에 갇혀 암곰과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곰은 의심이 많아서 밖에 나갈 때에는 동굴의 입구를 바위로 막아 놓고 나가곤 했답니다. 그렇게 몇 년을 살다 보니 자식까지 둘을 낳았습니다.
하루는 곰이 방심한 틈을 타서 사냥꾼이 동굴을 빠져나와 강을 건너오고 말았습니다. 이 광경을 바라본 곰은 다시 돌아오라고 애처롭게 호소했지만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곰은 도망간 남편을 원망하면서 두 아이를 안고 강물에 몸을 던져 죽었습니다. 그 뒤로는 죽은 곰의 슬픈 넋 때문이었는지 농사를 지으면 계속 흉년이 들고, 배를 타면 물결이 세차게 일어 배가 뒤집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은 곰의 넋을 달래기 위해 사당을 세웠는데 그 뒤에는 그런 일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곰곰 듣고 있던 아이 중에 한 명이 손을 번쩍 듭니다.
“선생님, 그런데요. 곰과 사람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 애는 곰이에요? 사람이에요?”
그 질문을 전체 아이들에게 돌려봅니다.
"선생님도 궁금해요. 곰과 사람이 결혼해서 아기를 낳으면 곰이 나올까? 사람이 나올까?"
"곰이요." "사람이요." "반반이요." "머리는 사람이고 그 아래는 곰이요."
역시 당연한 대답들입니다.
그중의 한 아이 "곰과 사람이 어떻게 결혼해요. 그냥 전설인 거지."
역시 과학동화를 너무 많이 본 친구는 전설의 신빙성을 믿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곰나루에 가봤거든. 그랬더니 글쎄 거기 엄마 곰과 아기곰들 동상이 있는 거예요. 그럼 아기 곰을 낳은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