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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twurf May 24. 2022

결혼




친구가 결혼식장을 잡았다. 내년 5월이란다.

친구는 3년 전에 교환학생으로 갔던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또 다른 남자를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간간이 올라오는 사진을 보며 우스갯소리로, 둘은 이미 신혼부부의 아우라가 느껴진다는 둥,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점점 비슷해진다는 둥의 이야기를 했다. 3개월 전에 만났을 때는, 한 외국인 친구가 자신이 7월까지 한국에 있을 예정이니, 웬만하면 그 안에 결혼식을 올리라는 말을 했고, 같이 웃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는 청혼을 받았고, 상견례를 했고, 결혼식장을 예약했다.    


사실 난 교환학생을 이들과 함께 하면서, 이 연애의 시작과 첫 5개월을 엿보았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들은 내가 새내기 때 보았던 여느 연인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니까, 결혼을 하는 연인이라고 해서 그 첫 시작이나 과정이 비범한 그런, 남들이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그 마음, 결혼을 하고 싶다는 그 마음은 대체 무엇일까. 정말, 점점 몸집을 키워가는 사랑과 함께 자라나는 그런 자연스러운 마음일까. 누군가는 떠밀려서 결혼을 결심했고, 정신을 차려보니 신부 입장 직전이었다던데. 또 누군가는 보자마자, 이 사람이다! 하면서 첫눈에 결혼을 결심했다는데.     


고백하자면, 난 연애를 하면서 “우리는 결혼하면 정말 행복할 거야! 사랑해, 너랑 결혼하고 싶어”라는 말을 중학교 때부터 만나는 모든 남자친구에게 했다. 물론 진심(..)은 아니었고, 그저 사랑의 크기가 너무 커질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이었다.      


흔히 ‘결혼에 골인한다.’는 말을 쓴다. 나는 과연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을까. 일단은 경기장에서 열심히 뛰어봐야겠다. 그러다 보면 공 자체를 넣을지, 말지 정하게 되고, 또 골 결정력도 올라가겠지. 혹시 모르지, 남들은 한 골에 그칠 때, 공을 두세 번이나 골인시켜 득점왕이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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