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시간

기록이 필요하다

by 조수연

'괴물의 시간’


기사 뜬 거 보니 그알 제작진이 만든 거였더라. 인터넷 다녀보니 불쾌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내레이션 성우의 '춘재'라는 호칭이 불편함을 이끌었더라. 해외 다큐의 흐름을 가지고 온 것 같은데 외국의 범죄를 다루는 다큐영상에서도 내레이터는 범죄자의 이름만 부르거나, 성과 이름을 함께 부르거나, 그렇긴 하다만....


- 과거에는 이런 사람이었는데 어쩌다 저렇게 됐을까, 왜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을까. 이건 범죄자 서사인 것이고요.


경기 남부 연쇄살인범 '이춘재'를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그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인 것이 밝혀진 뒤 방영이 된 몇 개의 시사 프로그램에서조차도 과거의 범죄만 살폈을 뿐이다.


범죄를 공부하고 있는 처지에서는 해외 범죄 다큐를 기획/제작/방영하는 메이저/마이너/케이블과 독립 방송이 부럽다. 한국에도 그들 못지않은 흉악한 범죄자들이 있고, 그들 중 최악의 타이틀을 가진 연쇄살인범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처럼 그들의 삶을 기록할 필요가 있고, 대중에게 소개할 이유가 있다.


그런 범죄/범죄자는 하루아침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범죄 소년이 자라서 범죄 인간이 되기도 하고, 평범하게 자란 소년이 범죄 인간이 되기도 한다. 그 원인과 계기와 성장 환경/배경을 한번은 우리도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 혹자는 모방 범죄의 우려를 드러내기도 하는데, 미디어에 드러난 사실 만으로 범죄를 따라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통계가 있긴 한 건지 묻고 싶다.


- 그리고 왜 우리가 범죄자의 인생을 알아야 하냐며 볼멘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는데 예로 미국과 영국을 한번 보자.


The Yorkshire Ripper (피터 셔트클리프)

Ted Bundy

Moors Murders (이언 브레디 & 마이라 힌들리)

Jack the Ripper

Zodiac Killer

Jeffrey Dahmer

David Berkowitz (샘의 아들)

Ed Gein

Gary Ridgway The Green River Killer

John Wayne Gacy (The Clown And The Candyman)

Dennis Nilsen

Dennis Rader The BTK Killer

Fred And Rose West

Karla Homolka and Paul Bernardo


이들과 관련된 다큐가 가장 많이 제작되고,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들어진다. 다큐는 피해자 증언과 목격자들의 이야기, 범죄자 가족 인터뷰가 나온다. 범죄자 본인이 등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성하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대신, 자신의 범죄를 자랑하기도 하고,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는지 그 다음엔 어땠는지 디테일하게 설명하는 범죄자도 있다.


수많은 해외 범죄 다큐를 봤고 보고 있지만 결국 그들이 집중하는 것, 이야기하고 싶은 건 그러니 그러므로 범죄자를 이해하라는 게 아니다. 피해자였다. 세상을 안타깝게 떠난,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 살아남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숨겨둔 이야기들,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해줄 무대가 되어준 것이다. 우리도 이제 그 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범죄 #다큐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