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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 Jan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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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5. NFT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이번 리포트 목차

1. 하드웨어 발전이 이끄는 산업의 발생 

2. 메타버스(Web 3.0,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3. Web의 발전 양상 

4. 블록체인 플랫폼 

5. NFT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이번 글)

6. P2E와 NFT의 적용 산업 

7. DAO라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

8. DeFi는 금융의 리테일화 촉진할까?

9. 미래 산업의 방향 예측

10. 크립토 투자사들 분석(A16Z, Animoca, Hashed, Grayscale 등)

11. 결론: 그래서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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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NFT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이제 최근들어서 가장 핫한 테마인 NFT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NFT의 정의와 기술에 대한 내용은 다른 곳에도 잘 나와있기에, 그런 부분은 넘어가고 NFT가 어떤 의미를 함유하고 있는지 말하려고 합니다. 


NFT는 물론 그 자체로도 대체불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술, 부동산을 비롯한 여러 (현실의) 산업에 쓰일 수 있지만, 가장 큰 의미는 메타버스 속에서 가집니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대부분의 창작물의 복제가 쉽게 일어나며, 그 수도 무한대에 가깝게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근본적으로 디지털 세계에서는 무언가가 희소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제학적으로 희소성은 재화의 가치에 근간이 되고, 재화의 가치는 거래의 발생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됩니다. 따라서 희소성이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세계에서는 거래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것이 바로 NFT입니다. NFT는 디지털 세계인 메타버스, Web 3.0 안에서 희소성을 부여하는 기술이자, 메타버스 내의 경제 활동을 위한 시발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메타버스 플랫폼이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 NFT는 메타버스보다는 Collectible에 초점이 맞춰져서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Nonfunbible.com 2020 report>


<출처: Nonfunbible.com 2021 3Q report>


두 개의 차트는 1년 사이에 NFT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가장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의 차트는 2020년 거래된 NFT의 분포를 보여주고, 아래의 차트는 2021년 3분기에만 거래된 NFT의 분포를 보여줍니다. 2020년의 경우에는 Collectibles가 차지하는 비율은 11%에 불과하였지만, 21년 3분기에는 76%를 차지하였습니다. Collectible을 제외한 다른 섹터들의 거래가 줄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섹터들의 거래도 상승을 하였지만 Collectible의 성장이 압도적으로 높아서 상대적으로 작아 보입니다. 


<출처: Nonfungible.com>


실제로 위의 차트를 보면, 2021년 4월에만 해도 한 주 동안 4만 건 정도에 불과하던 거래량은 8월과 10월에는 열 배인 40만 건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이 중 대부분이 Collectible과 Art에 속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성장하게 된 것일까요? 이들의 급격한 성장의 배경에는 ‘Cryptopunks’와 ‘Bored Ape Yacht Club(BAYC)’의 성공이 있습니다. Cryptopunks의 total volume은 1.8조 원에 달하며, BAYC의 total volume은 1.7조 원에 달합니다. 이 외에도 Art blocks, CyberKo 등 많은 Collectibles가 민팅되고 거래되고 있습니다. 


<BAYC, 이 유인원은 개당 10억 원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작년 6월에 NFT에 대한 리포트를 만들 당시, 저의 의견은 굉장히 부정적이었습니다. NFT는 단순히 영수증에 불과하며, NFT 시장의 성장이 거래량의 증가가 아닌 이더리움 가격 상승에 따른 NFT 거래 당 비용의 증가로 인한 착시 효과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출처: 2021년 6월 당시 작성한 리포트 중 일부>


“왼쪽의 차트를 보면 Active wallet 은 2.5 배, NFT 거래건수는 1.5 배가 오르는 동안 거래비용은 20 배 이상 상승(5 월 기준)했습니다. 이를 통해 NFT 거래수가 전체적으로 올랐다기 보다는, NFT 거래 당 비용이 올랐다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오른쪽의 차트를 보면 거래 당 비용이 1 월에 비해서 5 월에 25 배가량 올랐다가, 6 월에는 2 배 정도로 낮아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더리움이 6 배 오를 동안에 NFT 거래 당 가격은 25 배가 올랐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선형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Blockchain Research Lab이 올해 6월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NFT의 가격은 BTC에 대해 종속성을 가지며(p-value<0.016), Active wallet의 수는 ETH에 대해 종속성을 가집니다(p-value<0.004). 따라서 가상화폐 시장(큰 시장)이 NFT 시장(작은 시장)을 리드한다고 볼 수 있으며, NFT 자체로의 가치가 매겨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NFT는 ETH와 BTC에 대해 높은 종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들보다 더 큰 변동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NFT의 거래액 혹은 거래 당 가격이 이더리움의 가격에 대한 영향을 과하게 많이 받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현재의 상황에는 어느정도 hype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이더리움의 변동성 x 4 = NFT 가격의 변동성)” – <’21년 6월 당시 작성한 리포트 중 일부>


이는 완전히 틀린 예측이었습니다. NFT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차트를 보지 말아야합니다. NFT는 1) 예술품으로의 시각과 2) 메타버스 안에서의 NFT의 작동 방식에 대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애초에 예술품이란 무엇이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피카소, 미켈란젤로 등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높은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대에 그들은 모두 신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았고, 실제로 그들의 작품은 오직 그들’만’이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그들의 예술품은 ‘희소성’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재화의 가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은 다소 급진적으로 들릴 수 있기에 넘어가셔도 됩니다. 예술품의 ‘의미’는 예술품의 ‘복제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서 변화되었습니다. 먼저 예술품의 대량 복제가 불가능하던 시대, 이를 테면 르네상스 시대에 한 귀족이 피렌체에 갔다가 ‘모나리자’ 원본을 보고 그림의 예술성과 사랑에 빠졌다고 가정합시다. 그는 자신의 성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운 모나리자를 매일 볼 수 있을지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해결책을 찾습니다. 해결책이란 다른 화가에게 의뢰를 하여, 그를 피렌체로 보내 모나리자와 똑같은 그림을 그리게 시키는 것입니다. 원하는 그림의 복제품을 얻은 귀족은 매일 자신의 복제품을 보며, 다빈치의 예술성이 경이롭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예술품이 가지는 가치는 다른 사람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예술성’이 됩니다. (복제를 위해서는 상당한 재화가 들어갑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최소 만 개 이상의 모나리자 그림을 볼 수 있는 지금, 이런 행동은 매우 비효율적으로 보입니다. 생각을 해보면 일년 동안 온라인 상에서 복제되는 ‘모나리자’의 수는 일년 동안 국내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의 수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 쉽게 원본에 가까운 복제품들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예술품이 기존에 가지던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예술성’의 의미는 약해지게 됩니다. 사람들이 예술품을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소비의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모나리자가 많이 복제되고, 노출될수록 사람들은 모나리자의 원본에 대해 궁금해하고, 이는 원본에 대한 욕망으로 이어집니다. 자크 라캉의 말처럼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게 되고, 모나리자가 유명해질수록 사람들의 모나리자 원본에 대한 욕망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이때부터 예술품은 더 이상 ‘예술성’보다는, ‘소유욕’ 혹은 ‘자랑거리’로의 가치를 더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건 돈이 됩니다)


<앤디 워홀의 ‘녹색 코카콜라’, 여기에서 다빈치 급의 예술성?이라 칭하는 것을 찾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가장 먼저 파악하고 이용한 사람이 앤디 워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예술품은 더 이상 예술적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예술품이란 쉽게 복사가 가능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가 가능하며, 유명해질 수 있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NFT는 이런 방향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디지털 세계로 가면서 1) 사람들은 마우스로 클릭 두 번 만하면 복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고 2)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가 강화되면서,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시뮬라크르 속에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앤디 워홀의 말처럼 ‘everyone will be world-famous for 15 minutes’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람들의 ‘소유욕’과 ‘자랑거리’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들은 ‘예술품’의 지위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전세계에 만 개밖에 없는 Cryptopunks와 BAYC는 ‘예술품’이 됩니다. (Cryptopunks와 BAYC의 소유자들이 대부분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의 프로필을 이것들로 설정해 놓은 것을 보면 더 이해가 될 것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NFT를 자랑하고 싶어합니다.)


<Cryptopunks는 ‘예술성’은 없지만, ‘소유욕’과 ‘자랑거리’의 가치가 극대화된 ‘예술품’입니다>


위에서는 NFT를 예술품으로의 시각에서 봤고, 이제는 메타버스 안에서 작동 방식으로 보고자 합니다. 처음에 말했다시피, NFT의 가장 큰 의미는 디지털 세계인 메타버스 안에서 재화의 소유권과 희소성을 가지게 해준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NFT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NFT가 표현될 ‘메타버스’가 필수적인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BAYC, Cyberkongz 등 NFT 프로젝트들은 자신들만의 로드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로드맵은 대부분이 ‘2D -> 3D 복셀 -> 메타버스 연동(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등)’으로 가고 있습니다.


<Cyberkongz, 오른쪽과 같은 3D voxel형태의 NFT를 통해 메타버스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클레이튼 기반의 '메타콩즈' 로드맵: 최종적으로 메타버스로 연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프로젝트의 NFT를 가진 사람들은 메타버스(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에 자신의 캐릭터로 NFT를 설정할 수 있게 됩니다. 한마디로, 모나리자를 자신의 캐릭터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는 적용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샌드박스 정도 밖에 없기 때문에 캐릭터밖에 없지만, 추후에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이 생기고 생태계가 확장된다면 현실의 모든 소비재들이 메타버스로 옮겨갔을 때 NFT화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발전 속도라면 이 시간은 굉장히 빠르게 올 것입니다)


<출처: dune.xyz, Opensea의 monthly volume>


NFT가 현재와 같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메타버스와 예술이라는 테마가 있었지만, 거래의 장을 제공한 Opensea와 같은 마켓의 영향은 매우 컸습니다. Opensea와 같은 마켓플랫폼은 사람들에게 NFT가 매력적인 투자의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일깨워주면서 극심한 hype이 생겼습니다. 이런 hype은 다시 많은 거래소(Coinbase, FTX, 코빗, 업비트, 클레이튼 등)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NFT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수많은 민팅과 에어드롭 직후에 많은 물량이 Opensea에서 거래가 되며 ‘단타’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따라서 6~7년 후를 바라보는 투자의 관점에서는 이런 부분에 현혹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음에는 NFT가 1) 현실의 산업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와 2) 가장 핫한 테마인 P2E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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