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잡초는 없다.
2022년 5월 23일. 뉴스와 인터넷 기사 헤드라인은 축구 선수였다. '손흥민'. 그는 지구 반대편 영국 축구 프리미어 리그에서 득점왕에 올랐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조차 하기 어려운데 그는 한 시즌 23골을 넣어 축구 종가 영국 프로리그에서 최고 골잡이 반열에 올랐다. 축구를 모르는 사람도 그 이름 석자는 익히 들어서 알 것이다. 연일 스포츠 뉴스뿐만 아니라 주요 뉴스에서 올해 EPL 득점왕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자주 나왔고, 실제로 그는 최고 프로리그에서 최고 선수가 되는 영광된 자리에 올랐다.
손흥민에 대한 일화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를 키우기 위해 아버지가 하셨던 노력과 정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알려진 것만 수십 건이니 알려지지 않은 노력과 정성은 얼마나 많을까.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 게임을 뛰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경험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선수가 게임을 뛰지 못하는 것은 아주 괴로운 일이다. 대신 그는 리프팅 등 개인 기술 연마에 모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 시간을 견디어내고 참아냈기 때문에 오늘 EPL에서 득점왕을 한 손흥민이 있지 않았을까 한다.
함께 조기축구를 하는 후배 중에는 아들이 현역 선수인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오로지 축구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중, 고등학교 시절엔 게임이 있거나 대회가 있으면 부모들이 함께 참석해서 응원을 하고 힘을 북돋워준다. 경기장이 멀리 남해나 태백에 있어도 부모들은 자식들이 선전하는 모습과 경기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기 위해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참석한다. 또한 모든 구기 종목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체력이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온갖 몸에 좋은 음식은 다 만들어서 먹이고 좋은 약재를 구하러 다니기도 한다. 박지성 선수는 체력을 키우기 위해 개구리를 아주 많이 먹었다고 한다.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해 자식을 축구 선수로 키웠지만 정작 프로리그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선수는 아주 제한적이다. K1과 K2를 합쳐 23개 구단이며, 매년 신인으로 입단을 할 수 있는 선수는 매우 적다. 때문에 탁월한 실력이 있거나 검증된 선수만이 프로구단에서 부른다. 나머지 선수들은 K3이하 리그에서 운동을 하거나 축구를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던 그들이 축구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좌절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일반 사람들이 느끼는 좌절감보다 더 심각하다. 불투명한 미래를 헤쳐나가야 하는 압박감이 그들 앞에 놓인 것이다.
함께 조기축구를 하는 후배들 아들들도 대학 4학년이 지나면서 결국 축구를 포기하게 되었다. K3, K4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지만 그들은 축구를 포기하는 것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명한 선택이라고 판단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판단을 하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좌절을 했을 것이며, 선택을 한 지금부터 또 다른 싸움을 해야 한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배우고 경험해야 하며, 삶을 지탱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좌절이 아닌 희망이다.
손흥민과 같은 성공한 프로 축구선수는 30명이 채 되지 않는다. 프로 세계는 냉혹하고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관리를 통해 성공한 축구 선수가 될 수 있다. 엘리트 선수에 입문한 모든 선수들은 국가 대표를 꿈꾸며 공을 차고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피나는 운동을 한다.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모두가 이룰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공을 차는 동안에는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설령 프로 축구 선수가 되지 못해 포기를 할지라도 또 다른 인생을 설계하고 노력함으로써 다른 인생으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좌절하지 말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데 무한한 응원을 보낸다. 모두 파이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