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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동하는독서 Sep 02. 2024

1400일 매일 글쓰기 달성. 1일 1포스팅의 비밀

오늘이 매일 글쓰기 1400일이 되는 날이다. 2020년 겨울부터 쓰기 시작하여 4년에서 2달 모자라는 날이다. 개인으로서는 감회가 남다른 날인데 타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날짜 세는 것이 어려워 네이버 캘린더 날짜 계산기를 이용해 체크해두었다. 이 정도쯤 되면 단순한 루틴이라고 하기보다는 매일 1등 우선순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년 동안 많은 블로거를 만나 이웃이 되었다. 지금도 이웃으로 잘 유지하는 이웃도 있지만, 사라진 이웃도 만만치 않게 목격했다. 블로그에 남아 있지만 포스팅을 거의 하지 않는 이웃들을 종종 발견한다. 가끔 8000명의 이웃 목록을 볼 때가 있다. '서로이웃추가'가 한계에 다다르면 과거의 서로이웃을 놓아주어야 한다. 그러면 가장 오랜 시간으로 거슬러간다.

한때는 서로 댓글을 자주 달아주었는데, 1년, 2년, 3년 전에 마지막 글이 올린 이웃을 만난다. 놓아주어야 할 이웃이다. 다시 돌아올 거라며 나중에 반겨달라는 이웃도 있었는데 3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 이웃도 있다. 돌아왔는데 다른 계정을 쓰느라 서로 모르고 사는 건가? 이유야 어떻게 되었든 인연은 멈추고 말았기에 서로이웃을 이웃으로 고쳐놓는다. 그러려면 삭제 버튼을 눌러야 한다. 삭제라는 말이 영원히 잊어버린다는 말처럼 들린다. 

지난 사람을 놓아주어야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블로그에서도 불변의 진리가 되고 만다. 그래서 블로그는 살아 있는 관계 플랫폼으로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서로 만나지 않지만 글로 많은 것을 주고받기 때문에 어쩌면 친구 관계와는 다른 느낌일 수도 있다. 물론 포장된 글이라 친구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오프라인으로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블로그에서는 인연이 끝났는데, 실제 연락하는 이웃도 있다. 블로그를 더 이상 끌고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이야기하지만, 목소리로 만날 수 있어 이런 이웃은 현실 이웃이라 한다. 블로그 덕분에 현실 이웃을 많이 늘어 카카오톡 생일자 명단에도 자주 뜨곤 한다.


이웃들 덕분에 재미있게 썼고, 책도 냈고, 회사도 만들었다. 살면서 절대 경험하지 않을 일들이 블로그를 통해 만들어졌고, 지금도 그 결과를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사람은 아비투스가 달라져야 변한다고 하는데 블로그는 그런 점에서 아주 우수한 환경을 제공하는 매체이다. 글 친구가 늘어난 덕분에 생각의 흐름을 다르게 가져갈 수 있었고, 매 순간을 기록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글 쓰는 내가 전혀 이상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주변에 블로그를 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인연이 이어지건, 끊어졌건 많은 사람들 덕분이다. 

뭐든 꾸준히 하려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는 곧 인정과 보상에서 찾아온다. 네이버가 인정해 줄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으로부터 찾아오는 재미가 있어야 꾸준함을 보인다. 그게 뭔지는 각자 찾을 문제겠지만, 나는 결국 사람이었다. 어반 스케치를 그리기 시작하고 여전히 많은 곳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살핀다. 동호회도 가입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관계라는 것을 넘어서면 기록이 남는다.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블로그만큼 강력한 도구는 없다고 많은 사람이 이야기한다. 남들을 위해 기록하는 경우도 많지만, 나를 위한 기록도 중요하다. 공개되는 기록이라나는 측면에서 볼 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때문에 미래의 내가 객관적인 나를 볼 수 있는 도구이다. 그 기록이 이어져 책이 되고, 회사가 되고, 협회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책을 위해 지금도 컨셉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블로그를 통해 내가 누구인지 드러내는 것은 브랜딩에서 무척 중요하다. 결국 내가 잘하는 것, 관심 있어 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는 일이 브랜딩이다. 글이 쌓이고 모이면 내가 된다. 나는 누구인지 특별히 따로 말하지 않아도 블로그 하나로 나를 내보일 수 있다. 이왕이면 잘 보이면 좋지 않겠는가? 1600개가 넘는 글이 나를 대신 말해주고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계속 변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블로그만 가지고 뭘 해보려 하기보다는 블로그를 기반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고 다시 도전하고 기록하고 사람을 만난다. 다른 것으로 이어져 또다시 도전이 이어지고 성장하기를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주제로 시작했지만 카테고리는 자꾸 늘어간다. 그만큼 좋아하는 것을 많이 찾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블로그를 꾸준히 하려면 살아 숨 쉬는 내가 되어야 한다. 단지 글쓰기 날짜 채우기만 하려고 하면 지루하다. 한 가지 주제만 다루려면 한계를 만나 머리에 쥐가 난다. 더 이상 뽑아낼 것도 없는데 스트레스만 쌓이다. 수익화를 바라보면 사람과 수익화 사이에서 고민이 늘어간다. 그래서 재미를 나의 성장과 변화에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남들이 인정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내면서 이어가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 

결국 쓰는 것이 재미있어지면 매일 쓸 수 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변이했듯이 생존과 재미가 이어져야 한다. 생존은 그만큼 간절한 무엇이다. 간절함은 삶의 코너에 몰렸을 때도 있지만, 상상력과 꿈에서 나와야 강력하다. 써야 하는 이유, 남겨야 하는 당위성, 어딘가에 다다르고 싶은 욕망을 찾는 일은 살면서 항상 중요했다. 꾸준히 찾고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이 매일 쓰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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