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을 나서면 다리를 건넌다. 튼튼한 다리다. 마음도 튼튼해질 것 같은 견고함이 스며든다. *물아일체다.
2. 다리 밑에 천(川)이 흐른다. 들여다본다. 고여있지 않고 움직이는 흐름을 보니 유쾌해진다. 물아일체.
3. 오솔길로 접어든다. 온통 녹색, 피톤치드가 있을 거라 상상하며 건강해진다는 예상을 한다. 물아일체.
4. 왼쪽 소나무의 늠름한 기상은 나를 의연하게 살도록 독려해 준다. 물아일체.
5. 이제 작은 도서관에 들어가 책을 반납하거나 빌린다. 간혹 눌러앉아 읽기도 한다. 물아일체.
매일 지나가는 길,
월요일 같은 길,
새해 같은 길,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길이다.
______
*물아일체: 일체 대상과 그것을 마주한 주체 사이에 어떠한 구별도 없는 것. 외물(外物)과 자아, 객관과 주관, 또는 물질계와 정신계가 어울려 하나가 됨.
**일신우일신: 날이 갈수록 새로워짐. 날이 갈수록 새롭게 발전하는 모습을 나타낼 때 쓰는 표현.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날마다 새로워진다는 뜻으로, 나날이 발전해야 함을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