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Lover, she fell in love with Paris.
나는 유럽에 관심이 없었다. 그냥 별로 관심이 없었다. 자본주의 미국 문화를 좋아했던 나였기에, 여유롭고 느긋한 유럽 문화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인턴쉽을 했던 Los Angeles를 중심으로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산타바바라, 라스베가스 등등 미국 서부를 집중적으로 여행하느라 유럽은 나의 관심 밖이였다.
이번 년 9월, 프랑스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가기 전날까지 출장에 필요한 짐 챙기느라, 호주에서 온 친구와 시간을 보내느라 비행기 타기 직전까지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파리의 해가 저물기 1-2시간 전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도 10년째 쓰고 있는 나의 애착캐리어와 함께 했는데, 여러 나라를 함께 했더니 바퀴 일부분이 부서져 가는 길마다 잔재들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바퀴가 완전히 부서질까봐 조심조심 캐리어를 끄느라, 주변에 펼쳐진 처음 맞는 파리의 모습을 볼 새가 없었다. 호텔도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 사실 그 곳은 전형적인 파리의 모습이 아니었다. 사실 한국 김포공항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 어찌어찌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하고 짐을 풀다 보니 밤이 되었고 그렇게 정신없던 첫날밤이 지나갔다.
업무 일정 전, 파리 시내로 향했다. 1시간 조금 넘게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곳은 파리 마레 지구! 지하철 출구 계단을 오를때마다 조금씩 보이는 상아색 건물. 건물이 더 크게 보일수록 더욱 커지는 나의 눈. 출구를 완전히 나오니, 파리의 동화 같은 건물들이 펼쳐졌다. "와, 대박, 진짜 대박, 와, 대박" 대박이라는 말만 연신 내뱉었다. 유럽을 알게 모르게 깔봤던 나 자신 반성해! 파리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건물은 4-5층 정도로 그리 높지 않고, 창문이 좁고 길며, 회색을 한 방울 탄 상아색이었다. 테라스 난간은 제각기 다 다른 문양을 가지고 있고, 언뜻 보면 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건물의 무늬 디테일이 다 달랐다. 확실히 옛날 건물들이 아름다운것 같다. 한국과 다른 낮은 건물들은 하늘을 한껏 높여주었고, 상아색과 하늘색의 조합이 멋들어졌다. 그 건물 앞 거리를 걷는 파리지앵들은 쿨하고 여유가 가득해 보였다.
파리는 건물 자체의 형태는 서로 비슷하지만 건물 1층엔 개성 강한 상점들이 많았다. 특히 파리는 야외 테라스 문화가 발달되어서 그런지, 야외 천막을 디자인 요소로 잘 활용했다. 폰트, 컬러, 로고 등을 가지고 각 상점만의 정체성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를 많이 배웠다. 파리 여행이 끝날 때쯤 문득 든 생각, "이곳에서 공부하고 싶다" 파리는 그렇게 나를 매료시켰다.
Mer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