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things that are typically French
프랑스 파리, 낭만의 강이 흐르는 꿈의 도시
그곳을 깊게 유영하니 알게된 파리의 멋.
낙후한 시설마저 숨겨진 스토리가 있을 것만 같아, 그저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이른 저녁, 파리의 상아색 건물은 비와 만나 채도가 한 단계 내려갔다. 에펠탑 불빛이 얼른 반짝이기를 바라며 (누군가가 추천한) 레스토랑을 찾았는데, 꽤 쌀쌀한 날씨에도 야외 테라스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아쉽게도 공석이 없어 창문 근처 테이블을 차지했다. 붉은색 알 조명들이 내려간 채도를 높여주었는데, 그 아래 발그레 진 파리지앵들의 느긋함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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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무대에선 라이브 재즈가 흘러나오고 있고, 사람들은 그루비한 비트를 디저트 삼아 각자의 시간을 즐겼다. 인파 사이에 어렴풋이 보이는 글라스 잔들, 프리 와인을 나눠주고 있었다. 알스(나)는 탄산음료를 마실까 1초 고민했지만, 파리에 와서 와인을 마다할 이유가 1도 없었다. 왜냐면 프랑스가 곧 와인이니까! (태생부터 알코올에 약한) 나의 간이 적당한 눈치를 챙기길 바라며 애프터 파티를 즐겼다.
에펠탑 앞 잔디에 누워 피크닉을 즐기는 파리의 여유로움을 상상하고 샤를 드 골 공항에 내린 관광객들이 대부분일 것이다.(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파리는 반전 매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파리 신드롬(Paris Syndrome)'이다. 파리를 방문한 사람들이 도시가 예상보다 미학적이지 않음에 실망하는 현상이다.
노상방뇨로 인한 거리의 오물 냄새, 먼지 가득한 지하철과 같은 청결 문제로 많은 관광객들이 실망감을 겪은 모양이다.
파리 문화에 빨리 녹아들었던 것일까? 악명(?)에 비해 파리는 생각보다 깨끗했다. 한국처럼 거리엔 쓰레기가 적었고, 가로수가 많아, 되려 자연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었다. 하늘은 미세먼지 없이 파랗고, 구름은 하얀색 솜사탕처럼 높이 퍼져있으며, 아이보리 건물과 초록 초록한 나무들이 편안한 조화를 이루었다. 물론 몇몇 개의 지하철역에서는 지린내가 났으나, 대부분의 지하철역은 나름 괜찮았다. 딱 하나, 오래된 지하철역이다 보니 환풍은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그것만 제외하면 파리는 깨끗했다.
330m, 63빌딩보다 높은 81층 높이의 대형 건축물. 하지만 나의 에펠탑 첫인상은 '아담하다'였다. 생각보다 쁘띠 했다. 그래서 에펠탑이 더 멋져 보였다. 그리 높지 않아(?) 더 파리스러웠달까? 마치 명품에 욕심내지 않는 파리지앵처럼, 본인의 거대함을 자랑하지 않지만 그 자체만으로 멋들어졌다. 밤이 되면 매 정각마다 에펠탑 조명이 반짝이는데, 딱 5분, 그 순간을 위해 사람들은 샹 드 마르 공원으로 모이고, 다 함께 벅찬 감탄을 공유한다.
Mer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