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ic Parisian
파리지앵은 내 생각보다 더 멋진 존재였다.
파리지앵이 되기 위한 3가지 조건 #에코백 #휴대폰 끈(크로스로 맬 수 있는) #오래된 가죽. 이 3가지 키워드는 심도 깊이(?) 파리지앵을 분석해(?) 얻은 것들이다. 하하. 에코백이 의외로 물건을 빼기에 깊이 손이 들어가야 해서, 소매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파리지앵은 에코백을 많이 들었다. 명품은 거의 들지 않았다. 명품이 유명한 나라지만, 정작 국민들은 거의 명품을 들지 않는 이상한(?) 나라! 가히 프랑스스러운 사랑스러운 유별남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에밀리 인 파리' 속 에밀리처럼 컬러풀하고 패셔너블한 사람은 없었다. 대부분 튀지 않고 무난한 스타일이었다.(오른쪽 사진 남자가 낀) Marshall 헤드셋을 많이 끼고 다녔고, 최소 5년은 매일 들고 다녔을 것 같은 빈티지한 가죽 가방을 메고 다녔다. 근데 왜 그 모습이 훨씬 더 세련돼 보이는 걸까. 500만 원짜리 명품 백보다 5년 사용한 가죽 가방이 더 멋져 보이는 이유는 뭘까.
파리의 대부분의 카페는 야외 테라스가 있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 커피를 보며 신문을 읽는 사람들, 샴페인 한 잔씩 시켜놓고 수다 떠는 사람들, 노트북으로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 정말 다양한 파리지앵들이 야외 테라스에서 그들의 시간을 즐긴다. 그중 가장 독특했던 점은 프랑스 사람들은 서로를 마주 보고 앉기보다는, 해를 바라보며 앉는다는 것이다. (위 사진에서) 노란색 셔츠를 입은 남성, 플리플랍을 신은 여성 일행, 그 뒤 멜빵바지를 입은 여성 일행과 같이 말이다. 다음에 파리를 가면 나도 따라 해봐야지. 근데 선크림은 잘 바르겠지?
메종 오브제 참여를 통해서 알게 된, 우리의 멋쟁이 통역사 아야. 아야는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 3개국어를 할 수 있는 능력자다.심지어 성격까지 너무 좋다! 일로 알게 된 사이지만, 프랑스를 떠나기 전 함께 저녁을 먹을 정도로 친해졌다. 아야는 대학원생인데, 라파예트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한다. 공부랑 일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을텐데...갓생 사는 찐 멋쟁이다! 그녀는 볼드 한 은색 반지를 좋아했고 셔츠에 와이드 팬츠를 자주 입었다. 패션의 완성은 양말 아닌가! 블랙 가죽 로퍼에 초록색 발목 양말을 매치했는데, 그 색감과 재질이 너무 내 스타일이었다. (나는 그린 러버) 지금도 종종 아야와 디엠으로 소통하는데, 내가 말도 안 되는 불어를 보내도, 늘 잘한다며 격려해 주는 칭찬봇(?)인 그녀. 완전 Merci Beaucouq 아야!
하늘에는 피어오르는 붉은 태양과 청량한 구름이 아름답게 섞였다. 보라색, 분홍색, 살구색 등 다양한 색들이 가득했다. 콩코르드 광장 앞에 잠시 앉아, 아름답게 저무는 노을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 순간에 나는 파리의 공기 속에 완연히 녹아들었다.
Mer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