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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네디 Aug 10. 2023

6-2. 마닐라 근교 여행지 팍상한 폭포

마닐라 패키지 상품에 꼭 등장하는 여행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인트라무스, 산티아고 요새, 대성당, 성어거스틴 성당......

그런 곳들은 애써 안 가셔도 됩니다.

외세 침략의 결과로 심하게 얼룩진 잔유물,

유구한 대한민국 역사와 찬란한 유물, 유적에 비하자면 미천한 수준입니다.

나름 여러 나라 여러 여행지를 다녀온 여행객 입장에서 그리고 마닐라에서 십 수년 지내 온 주민 입장에서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처음에 궁금해서 한 번 그리고 비자 연장 때문에 몇 번 이민국 가면서 들렀는데 그냥 패키지 상품 일정 채우기 정도라고 간주하시면 됩니다.

가장 필리핀 다운, 필리핀 자연 역사의 실감이 더 큰 감동일 것이라는 확신.

제가 좀 냉정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절약, 효율을 따지려면 우리는 냉정해져야 합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지금 시작합니다. 


Note. 
1. 가는 방법 혹은 패키지 상품 이용은 별도의 챕터에서 종합해 설명드리겠습니다.
2. 각 여행지만 골라서 보시는 분들이 계실 듯싶어 이 문단은 계속 복사해서 쓰겠습니다.




팍상한 (PAGSANJAN)



제가 챕터 4, 체류지 선정에서 추천드린 지역, 파사이에서 3시간 거리입니다.

토, 일요일 출발, 조금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선다면 그 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팍상한은 팔라완, 보라카이 등과 더불어 많은 분들이 손에 꼽는 여행지입니다.

하지만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여행지와 따로 구분한다면 시간, 비용 대비 저에게는 단연 최고의 여행지였습니다.

본래의 이름은 MAGDAPIO FALL이었는데 팍상한 지역을 출발해 빠르게 급류를 타고 역행하는 여행의 인기로 결국 팍상한 폭포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기억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1. 팍상한 폭포


영화 플래툰, 지옥의 묵시록 그리고 우리나라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촬영지이기도 한 팍상한은 목적지인 팍상한 폭포를 향하는 내내 좌우로 펼쳐진 초록의 협곡과 그 사이를 뚫고 낙하하는 크고 작은 폭포를 감상하는 여정 모두가 신비롭습니다.

저는 앞서 '애써 갈 필요 없는 곳'들과 비교우위에 있는 필리핀 자연의 역사를 강조했습니다

필리핀스러운 아름다운 자연, 팍상한이 전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팍상한 폭포를 향해


팍상한을 다녀온 사람들은 '작은 배를 타고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끌어 혹은 밀어 올려 급류를 거스르며 2, 3명이 타고 있는 배를 목적지까지 당도하게 할지. 

저와 같은 궁금증을 가지셨던 분들을 위해 사진과 함께 그 과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작은 선착장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간이 접안 시설이라고 해야 할지.

하여간 저런 시설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저는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한국 업체를 선택했습니다. 현지에 있는 한국 여행사 상품으로 가실 경우 대개 그곳을 이용합니다. 출발 전에 라면 한 그릇 먹고 시작하기 좋지요. 왕복 2시간 이상 소요하는 코스라 꼭 챙겨드시고 출발하셔야 합니다. 



맨 앞 동력 보트에 끌려가는 보트들이 보이시죠? 

저렇게 로프에 이끌려 상류까지 갑니다. 

보트 한 대에 몸무게에 따라 여행객 두, 세명 그리고 앞뒤로 필리핀 인력이 탑니다.

이 친구들을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주 업무는 힘쓰는 일인데 정상에 도착해 작게나마 가이드 역할을 하기도 하니 말이지요. 



노란 옷을 입은 친구들이 바로 그 인력들입니다. 등뒤에 적힌 Mahal Ko Kayo. Mahal은 '사랑', Ko는 '나', Kayo는 '당신들', '나는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라는 뜻의 따갈로그입니다 언제 봤다고 사랑을...... 



사진 가운데 아랫부분에 손 보이시죠? 상류에 도착하면 동력 보트는 가고 필리핀 친구들이 앞뒤로 노를 저어 오릅니다.



여기까지는 고요하게 좌우의 경관을 즐기며 가는데요,



이제부터 박진감 넘칩니다.

본격적으로 앞뒤 필리핀 친구들이 보트를 끌고, 밀어 급류를 거슬러 오르기 시작하죠. 

바닥에 가이드 레일이 있습니다. 이미 물길을 훤히 알고 있는 친구들이기에 보트를 레일 위에 올려 좀 더 편히 이끌 수 있습니다.



크고 작은 스무 개의 폭포가 비경을 자아냅니다.



최종 목적지 팍상한 폭포의 모습입니다. 폭포 앞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시죠?



이 뗏목을 타고 폭포를 뚫고 동굴 안으로 진입합니다. 타고 안 타고는 선택인데요 저는 두 번 경험했습니다.



동굴 안의 모습입니다. 저와 함께 뗏목을 탔던 그룹 모두는 외국인, 내국인 할 것 없이 모두 흥분을 주체 못 해 물로 뛰어들었습니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 안전했고요. 


3. 출발지를 향해


순서 그대로를 역으로 진행합니다.

다만 급류를 타고 내려오는 일부 구간은 짜릿합니다.

놀이공원 후름라이드(FLUME RIDE) 하강 축소판이 연이어 벌어진다고나 할까요?

흥미진진합니다. 올 때 갈 때 태양 위치 변화에 따라 명암을 달리하는 좌우 협곡은 여전히 신비롭고요.   



4. 준비물


보셔서 아시겠지만 옷이 젖습니다. 동굴에 들어가지 않는다 해도 이미 보트를 타고 오르는 사이에 반 이상 젖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에 적절한 준비가 필요하겠지요. 속옷 대신 수영복을 준비하세요. 햇볕이 강렬하니 이를 감안해서 겉옷 준비하시고요. 앞서 말씀드렸던 업체에 샤워 가능한 탈의실이 있으니 여정 전후에 갈아입으시면 됩니다. 


5. 주변 가 볼 만한 곳?


훌루간 폭포(HULUGAN FALLS)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그냥 '흘러간 폭포'였습니다. 가지 않았지요. 

팍상한에서 15km나 되는 거리를 갈 바에는 차라리 좀 더 시간 투자해서 따가이따이를 들렀다가 오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른 시간에 출발하시면 하루에 팍상한 폭포와 따가이따이 따알 화산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6. 특산품


가는 길에 좌우로 부코 파이(BUKO PIE) 파는 상점이 자주 눈에 띕니다. 부코 파이는 코코넛 과육을 이용한 파이인데요. 생계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돌아온 필리핀 여인이 언니와 함께 제과점을 내고 미국에서 배운 사과 파이를 만들어 팔려고 했는데 품질 좋은 사과가 귀해서 다른 재료를 물색하다 필리핀 여기저기에 넘치는 코코넛을 재료로 해서 만든 것을 기원으로 합니다. 다시 말해 팍상한을 비롯한 라구나 지역의 특산품이라 꼬집어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맛도 우리나라 후렌치 파이만 못합니다. 그래도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한 상자만 사서 맛보시기 바랍니다. 



총평 하자면,

지금까지 제가 아는 바에 한해 팍상한 폭포와 같은 색다른 일일투어는 없습니다.

마닐라를 방문하신다면 반드시 경험하시길 적극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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