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스타인은 우유를 생산하는 소? 육우(肉牛)로 비육하면 맛있는 고기~
여행이라 할 수 있을까?
글의 제목을 쓰면서 드는 질문이었습니다. 오래전 사진을 꺼내 보면서, 그 좋은 풍경과 좋은 음식사진들은 없고 고기와 관련된 사진만 있는 것을 보면서 잠깐 고민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들이 있었는데, 조금은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도 즐겨보았어도 좋았을 텐데..., 하는 약간의 후회가 있네요.
"어찌 되었던 미국을 간 것은 맞고, 조금은 특별한 주제로 가긴 했지만 여행은 맞잖아~"라며, 글 제목의 당위성을 애써 합리화해 봅니다.
미국 중부에 있는 홀스타인 목장, 비육장이라 불리는 Feedlot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MD의 경우, 상품이 생산되는 공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공장, 판매장을 주로 방문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추가로 소들이 비육되는 목장을 꼭 출장 목적지에 포함시켜 방문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축산물이라는 것은 생물입니다. 살아있는 동물이라는 것이지요. 살아있는 동안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는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소들의 체형이나, 몸 상태를 보면 비육과정 중 관리가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목장을 추가로 넣게 되면, 출장의 일정은 힘든 출장이 됩니다. 보통 목장과 가공장은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한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 10시간이 넘는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목장의 비육되는 소를 본다는 것은 좋은 품질의 고기를 사는 것에서 처음이기에 항상 방문일정에 포함시켰던 것 같습니다.
홀스타인이라는 소를 아시나요?
홀스타인의 암소는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로 불리는 축종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유 생산능력이 좋기 때문에 보통은 암소 중심으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특이한 축종입니다. 그러면, 홀스타인의 수컷은 육우(고기소)로 비육이 됩니다. 홀스타인의 수컷, 국내에서도 육우라고 판매되는 것들 중에도 홀스타인의 거세우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홀스타인 수컷의 비육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등급이 조금은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홀스타인 수컷, 수컷을 거세한, 거세우를 체계적으로 비육하는 목장, Feedlot을 방문하였습니다.
거대한 사료를 생산, 배합하는 공장이 보입니다. 목장에서 직접 사료를 생산 배합하고, 곡물 트럭을 활용하여 먹이를 주는 형태입니다. 별도로 떨어진 사료공장에서 사료를 포장하여, 목장까지 배송하는 번거로움과 비용 없이 해결되는 합리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홀스타인 Feedlot은 처음 방문해 보았습니다. 젖소만을 떠 올렸던, 그래서 맛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이 사라지는 경험이었습니다. 넓은 평지에 펜스를 치고, 약간의 그늘막을 설치한 간이 설치물만으로 꾸며진 목장은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비육만을 전문으로 하는 목장, 연령에 맞는 사료를 급여하는 사육 구조, 비슷한 체형을 보면 잘 비육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파아란 하늘, 넓은 공간에서 평화롭게 쉬고 있는 가축, 적당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중부는 축산업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목이지만, 목초가 없는 방목이네요. 호주와는 조금 많이 다른 느낌입니다. 약간은 산업화, 기업화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구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체형이 좋습니다. 등이 넓고, 펑퍼짐한 것이 가격이 높은 등심이 적당히 생산되도록 비육이 된 개체인 것 같습니다. 모색도 윤기가 나는 것이 사는 동안은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네요.
드문 드문 블랙앵거스 같은 다른 축종들도 눈에 띄네요.
산처럼 쌓여있는 사료의 재료인 곡물입니다. 부러울 따름입니다. 사육하기 좋은 기후, 먹이로 사용하는 곡물을 생산할 수 있는 충분한 토지 그 모든 것이 축산물을 세계로 수출하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네요.
4계절이 뚜렷해서, 축사를 지어야 하고, 곡물을 수입(90% 내외)해서 사료를 만들어야 하며, 각 농가까지 옮겨야 하며, 토지 가격이 비싸 대형사육 농가가 적은 국내의 산업규모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자란 한우는 고유한 학명을 가진 축종이기에 맛의 깊이가 다르니,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라도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거대한 사육환경에 대한 부러움과 한우의 사육 가치를 고민해 본 하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