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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묵 May 16. 2023

[수다:數茶, 차 마시며 보는 수학 이야기. 01]

열심히 살아온 우리의 발자취는 아름답다_수열 이야기.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발자취를 따라 걷는다.


누군가는 뛰어난 농구선수가 되기위해 매일 아침 체력단련을 하고,

누군가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노래연습을 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 이루고 싶은 꿈'

각자의 꿈에 수렴하기 위해 사람들은 열심히 하루를 살아간다.


. . .

1, 2, 3 ... '수'를 차례대로 나열한 것을 수학에선 수열이라고 부른다. 개수를 셀 때 1, 2, 3, ... 하고 세는 것도 하나의 수열이다. 이렇게 커지는 수열이 있는 반면 100, 50, 75, ... 하고 무작위로 움직이는 수열도 있다. 뿐만 아니라 '수열'은 수 뿐만 아니라 나열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매일 밤 잠들기 전 내 베개가 어디있는지를 한 번 유심히 관찰해보자. 어쩔 땐 침대 오른쪽 구석에 정갈하게 놓여있기도 하고, 하루가 너무 피곤한 나머지 책상위에서 베개를 베고 잔 적도 있을 것이다. 매일마다 베개의 위치는 제각기 달리 놓여있다. 이렇게 베개의 위치를 관찰하는 것 역시도 하나의 수열로서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수열은 그 대상을 하나 하나씩 정성스레 '나열'했다는 의미에서 그 뜻이 깊다.

(* 수학에 어느정도 익숙한 독자는 지구는 둥글기에 정육면체를 상상한 좌표계가 과연 적절한가 되물을 수 있다. 좋은 질문이다. 우리는 이 둥근 지구위에서도 각자의 위치를 마치 정육면체 좌표계를 가져와서 국소적으로 관찰이 가능한데, 이러한 시도가 바로 "Manifold", '다양체'이다. 기하학적 대상을 각 위치에서 유클리드 공간으로 근사하여 정보를 관찰하는 이론이다.)

(+ 더 나아가면, 베개의 모양 역시 변할 수 있기에 [3차원]에 [베개의 변형 차원]이 곱해진 아주 복잡한 수열이 될 것이다.)


. . .

누군가는 인생을 살면서 완만한 굴곡 위를 걸어왔다면, 누군가는 수많은 시련을 거치면서 아직도 역경을 헤쳐나가고 있다. 그는 앞선 이를 부러워하며 자신의 길에 한탄할 수도 있다. 

"왜 나는 당신과 다른 인생을 걷고 있는가?", "나의 굴곡은 왜 이리 굽어 있는가?"


수학에서도 (3, 2, 1, 1, ...)과 같은 수열은 평온하게 1이라는 값으로 다가가는 반면, (10, 52, 27, ...) 이렇게 어떤 값에 도달할 지 모르는 수열도 있다. 심지어 (10, 100, 1000, 10000, ...) 수열의 값이 무한정 커져서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마저 들게하는 수열도 있다.


수열의 세계도 이렇게나 다양한데, 우리가 사는 인생은 앞서 얘기한 3차원 세계보다도 더 복잡하다. 바로 '경험'이라는 요소 때문이다. 각자가 겪을 수 있는 경험, 그리고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은 공간마저 초월한 무한 차원위에서의 얘기이다. '경험'이라는 세계는 우리가 어떻게 상황을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그 모습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 다시, 수학에 어느정도 익숙한 독자에게 전한다. 유클리드 공간은 n차원의 대상 즉 유한차원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인생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마치 우리의 관점에 따른 경험으로서 인생을 바라볼 수 있다. 인생을 '가치 = 인생(관점)' 이라는 함수로서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함수를 모아놓은 공간은 보통 무한차원 위에서 작동하는 개념이다.) 


다시 수열 이야기를 하자면 수열이 10억 100억 ... 이렇게 크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다.

하지만, 뒤 이어 올 수열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수열 자신이다. 100억 바로 뒤 1, 1, ... 이렇게 1이 연속으로 올 수도 있고, 보다 느리지만 100억 10억 1억, ... 10, 1, 1 ... 이렇게 천천히 안정기를 맞이하는 수열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열심히 살아온 매일, 이 순간들이 모이면 하나의 수열이 만들어진다. 심지어 그 수열은 공간마저 초월한 세계 위에 놓여있다. 


그리고 이 수열은 오늘도 새로 만들어진다. 내가 어떻게 삶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어떤 수열이 만들어지는가가 달라진다.


때론 오늘을 바라보니 실패와 좌절에 수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후에 따라오는 수열이 어떤가에 따라 결과적으로 성공과 행복으로 수렴할 수 있다. 


당신은 어떤 수열을 만들고 싶은가? 희망에 수렴하기 위해 오늘도 우리의 수열을 하나씩 붙여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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