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울과 철학 Aug 06. 2022

신을 모욕하기

신은 죽었다는 명제에 부쳐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은 결코 모욕적이지 않다. 신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모욕할 대상도 없고 모욕이란 행위도 공허한 에코로 돌아올 뿐이기 때문이다. 신을 모욕하기 위해서는 그가 존재하거나 존재했어야한다. 신의 시체라도 있어야 부관참시를 할것 아닌가.

살면서 힘든일을 계속 겪을 때, 죽음보다 더한 불행이 이어질때 우리는 신을 욕한다. 나는 신을 모욕한다. 침을 뱉고 그의 무능함 혹은 그의 악의를  철저히 비난한다.


신은 죽었다는 말은 신을 모욕하는 것의  연장선에 있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매우 점잖은 표현일 뿐이다. 존재하던 신이 그의 무능함으로 인하여 죽임을 당하거나 그의 유한성으로 인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는 선언보다 더 신을 모욕할 수 있는 말이 어디 있겠는가?


누군가를 모욕하기 위해서는 그의 존재성-존재하든지 존재했던지간에, 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니체는 침을 뱉는다. 그가 죽었다고 선언함으로써 말이다. 어지간이 신을 증오했던것 같다.


예수, 부처, 알라 모두를 증오한다. 그들의 무능함을 폭로하고 욕한다. 단, 나에게 그것은 그들의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존재하지만 완벽하지 않다. 신도 실수를 하곤한다. 잘못된 설계는 언젠가 고쳐지기 마련이다. 나에게, 고통받는 무리에게 신은 완벽하다고 말하지 말라. 자연재해로 불타오른 성당이, 그안에서 기도하던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죽기전에 교회에 들르는 자살자에게도 신은 완벽하다고 강변할 셈인가. 완벽하다는 것은 완전한 동일체를 의미한다. 그것은 또한 완벽한 허무를 의미할 뿐이다.신과 그가 설계한 세계는 완벽하지 않다. 완벽한 하나가 아님을, 철저한 허무가 아님을 우리는 매일 느끼고 직관한다.

작가의 이전글 신의 존재가 요구되는 경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