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 제목에 대한 해설
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1.
摩訶(마하)는 ‘마하(mahā)’의 산스크리트어를 음역 한 한자어입니다. 한자는 본디 뜻글자인데, 불경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종종 음역을 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한자는 두 가지 방식으로 번역을 합니다. 하나는 발음이 비슷한 소리로 번역하는 음역, 다른 하나는 뜻으로 번역하는 의역입니다.
예를 들어 현대 중국어에서 코카콜라는 可口可乐(가구가락 - kekoukele크어커우크어르어)라고 영어 코카콜라를 발음과 비슷하게 음역 했지만, ‘입을 즐겁게 해 준다’는 의미도 포함하는 의역도 해낸 절묘한 번역이라 볼 수 있습니다.
마하는 산스크리트어로 ‘큰, 위대함, 훌륭함’을 뜻하는 말입니다. ‘마하야나(Mahāyāna)’라는 말은 대승불교를 의미합니다. 참고로 알고 계시면 좋습니다.
2.
반야(般若)는 빨리어를 음역 한 단어입니다. 빨리어 발음으로는 ‘빤야(paññā)’라고 합니다. 뜻은 ‘지혜’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지혜에 대해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혜에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로 ‘들어서 알게 된 지혜(聞慧문혜)’가 있습니다. 친구에게 듣거나, 선생님에게 듣거나, 책을 통해 읽거나,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것들 등등이 바로 들어서 알게 된 지혜에 해당합니다. 둘째로 ‘지적으로 사유하여 알게 된 지혜(思慧사혜)’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지식을 연구하고 심도 있게 관찰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적으로 깊이 있게 알게 된 지혜가 이에 해당합니다. 셋째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지혜(修慧수혜)’가 있습니다. 병에 걸렸습니다. 유명한 의사를 찾아가 진단을 받습니다. 의사가 이 병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고 나는 그것을 듣습니다. 이 과정이 바로 ‘들어서 알게 된 지혜’라 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처방전을 써줍니다. 의사의 처방전 내용에 대해 인터넷을 찾고,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고, 연구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지적으로 사유하여 알게 된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 처방전 대로 조제하여 약을 먹지 않는다면 병은 호전되지 못할 겁니다. 드디어 두 가지 지혜를 토대로 실제로 처방전 대로 조제된 약을 복용하고 병에서 깨끗이 벗어납니다. 이 것이 바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지혜’에 해당합니다.
‘빤야’는 바로 경험적 차원에서 알게 된 지혜에 해당합니다. 그중에서도 올바른 방법으로 실천하는 수행 경험을 말합니다. 부처는 ‘빤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바로 ‘무상, 고, 무아’라 일컬어지는 ‘삼법인(三法印)’입니다. 삼법인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다시 한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3.
波羅蜜多(바라밀다)는 산스크리트어 ‘빠라미 혹은 빠리미타(pāramī, pāramitā)’를 음역 한 한자어입니다. 바라밀은 의미적으로는 ‘저 언덕에 이른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저 언덕(彼岸)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소위 ‘깨달음’을 의미한다고 이해하면 좋습니다. 그렇다면 저 언덕에 이르기 위해,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육바라밀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6가지 바라밀을 의미하는데, 일종의 실천해야 할 덕목입니다. 육바라밀은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지혜(智慧)의 여섯 가지를 말합니다. 앞서 말했듯 저 언덕으로 가기 위해 해야 할 구체적 실천 강령으로 보시면 좋습니다. 참고로 십바라밀은 육바라밀에 방편(方便) · 원(願) · 역(力) · 지(智)의 네 가지를 더하여 열 가지 실천 덕목을 이야기합니다.
4.
心經(심경)에서 마음을 뜻하는 심(心)은 이해하기 쉽습니다.
경(經)은 ‘지나다, 다스리다, 날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로, 糸(가는 실 사) 자와 巠(물줄기 경) 자가 결합한 글자입니다. 그래서 비단 실을 엮어 짜듯 기초를 닦고 일을 해나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경전(經典)이라는 말은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경전은 성현이 지은, 혹은 성현의 말이나 행실을 적은 책을 말하는데, 보통 경이라는 말을 붙인 ‘불경, 도덕경, 성경’ 등의 예로 알 수 있듯 ‘변하지 않는 도리를 적은 책’이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그래서 심경(心經)은 ‘마음에 관한 변하지 않는 도리를 담은 책’이라 보면 됩니다.
‘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은 ‘위대한 지혜 완성을 위한 마음에 관한 변하지 않는 도리를 담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