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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영 Dec 21. 2023

그놈의 진로 고민 (1)

    저는 대학교 4학년입니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교에 합격하면 모든 것이 순조로울 것이라 생각했고, 새내기 때는 4학년이 되면 제가 무얼 하고 싶은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4학년인 지금, 저는 여전히 아는 게 없는 감자일 뿐입니다.  

    아마 이 느낌은 사회인에 된 뒤에도 계속되지 않을까요.




    진로 '고민'의 시작은 대학 원서를 접수할 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를 언제부터 생각했냐 하면 약 8살 때로 거슬러 올라가겠지만, 낭만 가득하고 순수한 꿈을 꾸던 그 시절은 한구석에 고이 접어두겠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글 잘 쓴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고, 고등학교 글쓰기 공모전에 나가는 족족 상을 받았던 저는 제가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책을 쓰는 것은 실제로 제가 오래전부터 원하던 일이기도 했고, 국어 선생님도 국문과에 지원하기를 권하셨습니다.


    그래서 수시 6개의 카드 중 5개를 국어국문학과에 넣었습니다. 놀랍게도 모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남은 하나의 카드는 무전공으로 입학하는 대학에 넣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입니다.


    합격한 학교에는 국문과가 없었기에 그나마 결이 비슷할 것 같은 언론정보를 전공해야겠다고 어렴풋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못 간 국문과에 대한 미련을 담아 새내기 때 뭣도 모르고 영문학 전공 수업과 한국문학 교양을 들었습니다.

    너무나 좋은 수업들이었지만.. 문학을 전공하지 못한 미련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ㅎㅎ)

    문학 작품은 취미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새내기가 끝나갈 무렵, 저는 전공 선택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참고로, 우리 학교는 1년간 전공 탐색의 시간을 가지고, 2학년부터는 복수전공으로 전공생활을 시작합니다.)

    1학년 동안 법학입문, 정치학개론, 경영학입문, Understanding Literature(영문학) 전공 기초 수업들을 들어보았습니다. 그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의외로 법학입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재미’라는 단순한 이유로 한국법을 1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2전공은 정말 고민이 많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소거한 끝에 국제관계가 남았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고등학생 때 가장 관심이 없었던 법과 정치 분야를 선택한 것입니다. 정말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왜 언론 수업을 들어보지 않았느냐고 한다면.. 그것보단 다른 과목들이 더 듣고 싶었나 봅니다. 하지만 4학년이 된 지금도 언론을 선택하지 않은 걸 후회하진 않습니다.)


    단순하기 짝이 없는 전공 선택 동기였습니다.

    이맘때도 분명 전공과 진로를 연결지어 고민했겠지만, 결국은 취업을 고려하지 않고 아무튼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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