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입문 수업과 실제 전공 수업의 갭은 정말 큽니다. 법학입문에 가슴이 뛰어 법학부를 선택했지만, 2학년이 되어 형법총론을 들은 저는 다소 충격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은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이며, 약술은 무엇이며, 답안지 목차는 어떻게 잡으라는 것인가요!!
코로나 세대였던지라 선배들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웠고, 공부하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교수님을 찾아가 하소연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공부했지만 아쉽게도 B+을 받았습니다. 형법총론은 지금까지 저의 전공 학점 중 유일한 B+로 남아 있지만, 형법을 공부하며 저는 처음 접하는 법학의 체계와 논리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저는 법학에 옷자락을 붙잡혀 버렸습니다. 듣고 나서 많이들 도망간다는 민법총칙 수업을 듣고도 법학에 대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어렴풋이 이 전공을 살려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로스쿨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레 뒤따랐습니다. 2학년 2학기, 형법각론 성적을 확인하러 가서 교수님께 얼떨결에 진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로스쿨 진학을 준비해도 될지 모르겠다고. 교수님은 생각보다 단순한 답변을 주셨습니다. '성적이 되고 흥미도 있다면 도전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니?' 교수님 역시 변호사로 몇 년간 일하신 뒤에야 그 일에 사명감을 느끼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이런저런 고민을 거쳐 일단 로스쿨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리트 준비를 하고 있는 지금도 로스쿨이 과연 저에게 맞는 길인지 확신은 없습니다. 설사 로스쿨에 합격하여 3년의 공부를 잘 마친 뒤 변호사가 되더라도, 그 많은 업무량을 감당하고 힘든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제가 하고 싶은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그것으로 남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젊었을 때 최선을 다해봐야지 언제 하겠나 싶은 생각도 있고요. 일단 로스쿨 입시에 진입하기로 마음먹었으니 최선을 다해 보려고 합니다. 무언가에 몰입해서 열심히 하다 보면, 결과가 어떻든 간에 그 과정에서 분명 뭔가 얻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지금은 공부 중에 있지만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아 힘들어하는 중입니다. 이 글을 써놓은 것은 1월쯤인데 이제야 발행을 하네요.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 글을 올릴지 말지 망설였지만 20대의 도전이 실패한다고 해서 이상한 건 아니니까요! 공부가 힘들어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면 저는 아직 어리다는 사실을 되새기곤 합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