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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 Dec 02. 2022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감정이 너무 풍부해서, 차갑고 이성적인 사람들을 동경하던 청소년 시절. 그게 내 마지막 감정이었던 걸까.

나는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무서워하는 것도, 재밌는 것도 없다.

그래서인지 혼자서 시간을 보낼 때 내가 하는 것은 책 읽기, 청소 하기, 영화 보기 등 자기계발을 위한 행동들 뿐.

의미없이 시간을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라고 물음을 던지면 아니다


나는 치열한 열정도 없는 사람이고, 무언가를 봐도 감흥이 없다. 뜨거운 심장이란 게 내게 존재하긴 하는 걸까.

의심스럽다. 나는 왜 남들과 달리 심장이 뛰는 경험을 해보지 못한걸까.

사람들이 내게 로봇같다고 말할 때, 나는 이제 반박할 거리를 찾지 못한다. 정말 내가 그럴까봐.

그런데 내가 로봇이라면 완벽해야 하잖아. 나는 그렇지도 않다.

불량품이라서.


내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나도 남들처럼 평범해질 수 있을까. 작은 반짝임에 가슴 뛰는 순간같은 거 있을 리가 없었다.

왜 사는 지조차 모르고 살아간다. 하고 싶은 건 없고, 해야하는 이유 또한 없다.

그러면 왜 살아야 하는가.


나는 재밌는 사람도 아니고, 도움이 되는 사람도 아니며, 다정하지도 않다.

나는 그저 쓸 모 없는 깡통이 아닐까.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는 게 마침 그걸 증명해준다.

모든 것이 덧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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