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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칙칙폭폭 Aug 25. 2023

반갑잔치받은 썰 푼다

<섹시 동안 클럽>(2023) 공연 관람기

만 나이가 시행되기 이전에는 만으로 60인 61살에 환갑잔치를 하지 않았나. 난 그 나이의 절반 정도가 되었다(사실 조금 지났다) 마침내 덕질배우가 뮤지컬 작품에 들어갔고, 내 생일에 그가 출연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른바, (내가) 찾아가는 선물 서비스~


그런데 그날은 피하고 앞뒤공연 일정이 있더라. 나중에 알고 보니 당일은 어떤 콘서트의 게스트로 출연한다고. 그 이름도 찬란한 섹시. 동안. 클럽.

출처- 섹시동안클럽 인스타그램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을 첨부한다. 의아함이 증폭된다(?) 근데 그것이 이 그룹의 전략이다. 뮤지컬계의 잔뼈가 굵으신 중년으로 구성되어있다. 섹시는 중년의 섹시함, 뭐 그런 것이 있을 수 있으니 넘어가도록 해보자. 동안의 의혹을 풀자면, 같을 동에 얼굴 안자를 쓴다고 한다. 입단 조건이 20년간 같은 얼굴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이 그룹은 2023년에 탄생한 그룹은 아니다.

출처- 섹시 동안 클럽 인스타그램

그 역사의 시작은 2012년이었다고 한다. 2018년에 첫 단독 콘서트를 하고 코로나와 중년남성의 위기를 지나(는 말장난이고 생계와 미래를 위한 걱정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던 듯하다) 올해 두 번째 공연을 열게 된 것이었다.

입단테스트 통과~^^7 출처-칙칙폭폭

그래서 새로운 멤버(하도권)의 영입이 있었고, 첫 공날에는 그 멤버의 입단 테스트도 진행되었다. 20년째 같은 얼굴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 사진들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나같이 새로 영입되는 사람을 위해서였는지 이전 멤버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그 위엄을 보였다.(웃음)


덕질배우가 게스트로 나와도, 당일에 다른 두 게스트들도 있었고… 어떤 공연일까 설렘반 두려움반이었다. 제목도 무려 납량특집이었으니까. 공연 셋리스트와 관계된 뮤지컬 리스트를 공개되고 안심했다.

출처- 섹시 동안 클럽 인스타그램

뮤린이로 모르는 것도 많지만 드라큘라, 레드북, 데스노트,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지킬 앤 하이드,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보았고, 시라노와 더 라스트 키스는 유명한 넘버들이 불리는 걸 들은 적이 있었다.


공연은 넘버 만을 부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 외에도 배우들이 연출하여 만든 것들이 아주 재밌어서 박장대소하면서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환갑잔치는 디너쇼, 나는 반갑잔치의 뮤지컬쇼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가 그 말로만 들은 전설의 ‘록. 키. 호. 러. 쇼.’ 충격과 공포를 넘어 전율을 주었다. 뮤린이에게 근본을 보여주시는 참교육의 현장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슬프게도, 덕계못(덕은 계를

못 탄다)이라 하였는가. 내 최애배우의 한 두 무대 전에 렌즈가 흐려지더니, 난 눈뜬장님이 되었고. 내 배우는 흐릿한 형상만을 보았다. 와중에 뚜렷한 성량이란 내 흐릿한 시야가 더 슬퍼지게 만들었다. 급히 인공눈물을 넣어도 눈이 간 것 같았다. 근데 정말 웃기게도 내 배우가 들어가니 다시 모든 게 잘 보이더라. 아저씨들 이목구비 하나하나 전부다.

나중에 사진으로 봤다. 이 모습이었구나…. (출처-유메이크컴퍼니 인스타그램)

그래도 즐거웠다, 마음껏 환호하고 웃고. 게다가 무대가 너무 고파서 열었다는 그 열정들까지. 내가 포토카드를 받은 조순창배우(모든 관객에게 각 멤버들의 포토카드도 나눠줘 주셨다… ㅎ… 괘.. 감사합니다… 잘 받을게용….)는 지방에 내려가있으며 더욱 무대가 간절했고, 이 바람을 바지사장님이 진행시켜 주시고~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성사될 수 있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무대 위에서 캐릭터로밖에 만날 수 없지만 배우 누구, 자신의 이름으로 온전히 서는 이 무대가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자신들이 본진이 되면 통장 다 털어가고 그 어떤 배우들보다 치명적일 거라는 내용의 가사와 섹동클의 색깔을 잘 보여주는 무대를 마지막으로 끝마쳤다. (고화질로 찍은 탓에 올라가지 않는다. 나중에 조금 만져서 올리도록 하겠다) 공연을 다 보니 본진까진 안되겠지만, 관극 다닐 때 뵙게 된다면 내적친밀감이 너무 생겨서  반갑게 인사하게 될 것 같다(너 T야? 웃음) 당장에 망사스타킹에 숏팬츠를 입은 댈레이 형님을 본 박칼훈씨와 나는, 과연 <멤피스> 무대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인가.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해서 무대의 선 사람들에게 빛이 나고 아름답더라. 행님들 마이 응원하겠습니다!

8/18, 19 마포 아트홀 맥에서 진행된 2023 섹시 동안 클럽 포토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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