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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칙칙폭폭 Nov 21. 2024

’A Whole New World’

뮤지컬 <알라딘> 프리뷰 감상기 1

글 몇 개를 저장해 두었으나 포스팅하지 않다가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올리려고 결심하게 된 것은 뮤지컬 <알라딘>의 개막 때문이었다.


알라딘의 공식 개막 날짜는 11월 22일이고, 17일부터  프리뷰(Preview) 기간을 가졌다. 프리뷰 기간에는 보통 10%정도의 할인율로 예매할 수 있다.  공식 공연을 올리기 전의 수정사항을 반영하기도 하고 반응을 보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또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적어 둔 내용이겠지만, 예매 홈페이지에 유의사항 중에 기술적 결함으로 공연이 일시중지 될 수 있음을 고지하여 둔 것처럼 마이크가 잠깐 켜지지 않았다가 켜진다던가 하는 무대 위의 작은 기술적 실수쯤은 일어날 수 있음을 알고 가야한다. 물론 완벽한 공연이 펼쳐질 수도 있다. 내가 경험했던 대극장 뮤지컬 프리뷰들의 경우, 본 첫 공연의 차이는 커튼콜 유무의 차이 정도밖에 느끼지 못할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짧게 나눈 꼭지글로 프리뷰 감상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A Whole New World


누구나 각 극에서 기대하는 장면이 있을 것이다. 누가 봐도 주요 넘버와 연출에 힘이 들어간 장면들, 예를 들어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의 <Tonight> 넘버에서 토니가 난간을 올라 마리아의 방 테라스 앞에서 서서 관객을 향해 부르는 장면,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출처-쇼노트 공식 X

뮤지컬 <하데스타운>에서 기차를 타고 지하세계로 떠난 에우리디케를 찾으러 어두운 철길을 따라가며 자신을 기다려 달라는 오르페우스의 의지를 화려한 조명 연출로 보여주는 <Wait for me> 등등...

<하데스타운> wait for me 출처-에스앤코 공식 유튜브 하이라이트 영상


<알라딘>의 경우에는 <Friend Like Me>, <Prince Ali> 등 잘 알려진 곡들이 많지만, 그중에서 필자가 기대했던 장면은 알라딘이 지니의 마법으로 왕자가 되어, 자스민 공주와 함께 날으는 양탄자를 타고 아그라바의 하늘을 나는 장면, 'A Whole New World'였다.


먼저, 장면의 연출부터 말하면 어두운 밤하늘에 별들이 조명으로 표현된다. 어둠은 객석까지 드리워져 장면을 확대, 확장시키지만 양탄자는 무대 안에서만 여기저기로 움직이고 360도 회전한다. 신비로운 마법의 양탄자를 구현해내려면 그 움직임의 비법을 철저히 숨겨야 하기에 깜깜한 밤하늘은 필수불가결의 조건이었을 것이다. 알라딘 배우가 착륙(?) 근방에 안전장치를 해제하는 행동 같은 모습은 보았으나, 양탄자가 나르는 장치는 전혀 모르겠더라.


근데 로맨틱한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얼굴이 양탄자 표면 사이드의 조명만으로 비추기 때문에 공포영화에 나올 것 같은 비주얼로 노래를 불러 그들이 느끼는 별빛의 황홀함과 자유로운 해방감 속에서 생기는 로맨틱함을 느끼기 어렵다.

<알라딘>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 중 홍보 일부

게다가 'A Whole New World'의 번역가사가 '별을 넘어'라니. 너무 유명한 후렴구여서 다른 것은 다 번역해도 이건 남겨줄 줄 알았다. 내가 디즈니 더빙 영화와는 너무 동떨어진 삶을 살아서 그 충격은 더 컸을 수도 있다. 이 이야기를 주변에 하다 보니, 겨울왕국의 'Let It Go"가 '다 잊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어 충격을 받기도 했다.


뮤지컬에 대해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주요 넘버 후렴구의 번역과 무대 연출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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