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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랑 Sep 28. 2022

우리는 평생 수능을 본다

정해진 정답만 좇는 인생

학생 시절로 다시 돌아갈 거냐는 질문을 받으면 꽤 많은 사람들이 싫다고 한다. 이유는 시험이 보기 싫어서다. 끔찍한 수능 생활을 다시 하기 싫기 때문에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시험은 정말 끝난걸까?




문자 그대로의 시험은 끝난게 맞다. 고시를 준비하거나 대학원에 가지 않는 이상 대부분 성인은 볼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엔 정해진 인생 시험과 정답이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무려 7교시짜리 시험이다!!

시험을 망치면?

이 시험의 특이점은 한 과목이라도 망치면 다음 과목에 불이익이 따른다는 것이다. 불이익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전 과목 시험을 잘 본 사람이 분명 유리하고 격차를 쉽게 벌린다.


전 과목 시험을 잘 보면 완벽히 사회에 어울린다고 평가받는다. 엄친아, 엄친딸이라는 단어가 이런 인생 시험을 함축하여 보여준다.


시험을 안 보면 되지!

시험을 이탈해도 된다. 창업을 하거나 스타트업에 입사하거나 조건이 아닌 사랑으로 결혼을 하거나. 하지만 그러려면 사회의 혹독한 시선, 조언을 빙자한 잔소리를 견뎌야 한다. 창업이 얼마나 위험한지 스타트업이 얼마나 돈을 적게 주는지 조건이 안 좋은 사람과 결혼하는 게 얼마나 불행한지 듣게 된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하는 말은 무시할 수 있다. 하지만 날 사랑하는 부모님의 걱정 어린 말은 외면하기 힘들다. 주변에 전업 투자를 배우려던 친구는 직장에 들어갔고, 창업을 해서 투자까지 받은 친구는 혼기가 찼다는 성화에 결혼을 했다. 다들 부모님의 걱정 때문이었다. 물론 부모님의 말이 맞았을 수 있다.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에 무엇이 있었는지 이제 알 길이 없다.


세상엔 다양한 답이 있다

나에겐 친한 외국인 친구가 있다. 동갑내기 홍콩계 미국인 친구로 나와 같은 시기에 같은 업계에서 일했다. 나는 한국에서, 친구는 홍콩에서 일했지만 고민이 비슷했기에 서로 많이 의지했다. 그러던 중 친구는 일을 그만두고 여행을 위해 아프리카로 날아갔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져 발이 묶이게 됐다.


처음에 친구는 매우 불안해했다. 하루빨리 돌아가 새로운 직장을 찾고 돈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친구는 3년째 그곳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향을 좋아해 비누도 만들고 꽃도 공부하고 영상 편집도 배웠다. 집은 저렴한 셰어하우스에서 생활했다. 지금은 꾸준히 모은 콘텐츠가 제법 쌓여 인플루언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자신이 배운 것을 활용해 온라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은 내가 더 연봉이 높고 안정적이다. 하지만 난 남이 정해준 답을, 친구는 자신의 답을 위해 살고 있다. 친구의 인생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 남들이 보기에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10년 뒤, 15년 뒤 친구와 나의 인생은 많이 다를 것 같다.


내 인생의 정답은 '나'다

No pain, No gain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좋은 말이다.


그런데 무엇을 얻을지 고민해 본 적이 있나?


무엇을 얻기 위해 고통을 참는지 모른 채로 고통을 참다 보면 뭐라도 오겠거니 하고 있진 않나? 다른 사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고통을 견뎌온 건 아닐지.


엄친아, 엄친딸은 부모님의 비교 잔소리로부터 나온 단어다. 어릴 땐 비교하는 말을 그렇게 싫어했으면서 왜 스스로를 엄친아에 비교하며 채찍질하는 걸까.


이제 정말 늦기 전에 나만의 성공 정의, 성공 방식을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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