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이 되어야 하는 사회
사람들의 관심이 돈이 되는 세상
90년대생인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온라인 친구가 많고 사진에 좋아요도 많은 SNS 상 인기가 많은 친구들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SNS 활동이 우월감과 열등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런데 SNS로 돈을 버는 시대가 시작됐다. SNS 속 팔로워, 좋아요 수가 이제 '관심'을 넘어 '돈'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나보다 팔로워가 많은 친구, 좋아요가 많은 친구는 이제 나보다 관심을 더 받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많이 벌 가능성'이 있는 친구가 되어버렸다.
흥미로운 건 이 현상이 1020 세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등 SNS 부업은 직장인, 주부, 은퇴자들 사이에서도 핫한 주제다.
그리고 이걸 성공시키는 방법은?
'관종'이 되는 것이다.
원래 관종이란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가 지나치게 높은 사람을 말하는 부정적인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선 하나의 '트렌드'이자 '능력'으로 자리잡았다.
몇 초안에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이다. 요즘 시대에 '관종력'은 웬만한 학력, 경력보다 훨씬 나은 개인의 고유 능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과 매출과 비례한다. 즉,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을수록 수익은 늘어난다. 이건 모든 SNS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글과 사진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수록 광고 효과가 커지고, 광고 효과가 커질수록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입=능력'이라는 공식이 통한다.
그리고 지금 시대에선 '관종력'이 곧 우리가 갖춰야 할 능력이 되었다.
언젠가부터 이력서에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나의 SNS 링크를 적는 란이 생겼다. 취준생들은 취업 포트폴리오용 SNS 채널을 생성하고, 고등학생들은 대입 준비를 위해 동아리에서 유튜브 채널을 만든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가게 홍보를 위해 블로그를 운영한다. SNS가 선택과 취미였던 시대에서 필수인 시대로 변화하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 요구되는 능력도 변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지금 시대에는 관심을 이끄는 '관종력'이 그중 하나다.
아직 SNS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해가 거듭할수록 그리고 정보의 흐름이 빨라질수록 '누가 더 빨리 더 많은 관심을 사로잡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지금 10대들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고 불린다. 스마트 기술을 자유롭게 다루는 세대라는 의미도 있지만 인터넷 상의 인간 관계를 이해하는 세대라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개발해야 할 능력은 정말 끝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