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많이도 불렀던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가 떠올랐다. 끝말 잇기 구조로 첫문장을 열면서 동화 속 피노키오를 소환한다. 피노키오의 거짓말은 달탐사를 위한 이유있는 거짓말이었다. 피노키오에겐 우리가 몰랐던 달탐사라는 원대한 계획이 있었던 거지. 동시를 읊조리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함께 피노키오의 코를 타고 달까지 훅 날아오른다. 착해진 피노키오를 따라 달에 착륙한다. 만세!
너무 익숙한 이야기를 조금 낯설게 비틀어 보는 재미있는 발상이다. 중력에 짓눌려 한 뼘도 날 수 없는 우리를 달까지 훅 날아오르게 하다니 말이다.
행 구분도 흥미롭다. '피노키오는/ 간절했고/ 간절한 만큼/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렇게 밑으로 죽죽 늘어놓으니 리듬감도 살아나면서 피노키오의 코가 늘어가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짧아져라/착해져라/코코코코 코!
마지막까지 발랄함을 잃지 않는 동시의 리듬을 따라가다보면 하하 호호 신나게 달까지 날아오르는 아이들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