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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닝 Apr 14. 2023

여행, 설렘의 시작

처음으로 한주일기가 아닌 목요일에 글을 쓴다.

내일부터 일주일간 동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

다음주부터 스프링 브레이크이기 때문이다.

유럽은 다양한 나라가 잘게 쪼개져 있어서 이런 짧은 휴가를 아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여행준비 이야기를 쓰려한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의 날씨는 최악이었다.

월,화는 비가 미친듯이 내렸고 수요일은 점심에 소나기가 내렸다.

오늘(목)부터 좀 좋아지나 했는데 이제는 여행 갈 부다페스트 날씨가 별로란다ㅠㅠ. 하...


튀르키예는 지진의 참사를 극복하고 이번주부터 온라인, 오프라인 병행을 한다.

중간고사는 온라인으로 치르는데 우리 마케팅 교수님은 이게 부당하다고 생각해 모든 학생들이 오프라인 수업에 참여하고 기말고사에 모든 시험범위를 넣겠다고 선포했다.

주말동안 핫이슈였고 이날 수업시간에 이야기를 나눴다.


단톡방에서 항의를 주도했던 친구가 계속해서 의견을 피력했지만 중간고사를 생략하고 기말고사만 보는 방안을 막지는 못했다.

교수님은 좋은 의견이 있으면 말해달라 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닸다ㅋㅋ.

나는 오히려 좋다. 시험은 한번으로 족하지ㅎㅎ.

덕분에 나는 전체 과목 통틀어 중간 하나, 기말 하나만 본다.


온라인 참여도 튀르키예 교육청의 권고에 따라 가능하다.

교수님은 되도록이면 오프라인으로 참여하라 했지만 수요일 줌 라이브에 절반이 넘는 인원이 들어온걸 보면 교수님 뜻대로는 안 됐나보다.

이번 봄방학 여행지는 부다페스트와 프라하이다.

빈도 가볼까 했지만 이미 예약을 다 끝낸 상태여서 넣지 못했다.

빈도 갈 사람은 프라하, 빈, 부다페스트를 3,2,2로 7박에 끊으면 딱일듯 싶다.

우리는 4,4여서 근교 여행지도 넣었다.


사진은 매일 먹는 저녁 공유 안하기 허전해서 넣어봤다.

저녁을 좀 이르게 먹어서 방에서 먹기 그랬다.(라마단 기간)

그래서 카페테리아에서 먹으려 하니 주인 할아버지가 와서 가격을 물어봤다.

가격을 말씀해 드리니 놀라시면서 우리 피자가 더 크고 싸다 했다.

생각해보니 카페테리아에서도 피자를 팔았다.

지난번에 한번 먹어봤을 때는 한국 냉동피자맛?

싼 맛에 먹기 좋은데 한국 돌아가기 전에 한번 더 트라이 해봐야겠다.


매일 똑같은 밥 먹기 힘들어서 학교 식당에서 치즈로 추정되는 음식을 시켰다.

근데 내가 지금 충격받은 게 있는데 안에 파스타 면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그거 이름 찾아보려고 검색하니 그냥 그게 음식 이름이었다.

내가 파스타 면같다 생각하면서 먹은 게 진짜 파스타 면이었던 거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저 음식은 라자냐 면을 치즈로 둘러서 구운거다.

말로만 들으면 맛있을 것 같지만 느끼하고 더럽게 맛없어서 남겼다.

게다가 밥반찬은 더더욱 아니어서 속만 버렸다.


어제 비를 뚫고 이발하러 갔는데 문이 닫혀있어 오늘 다시 비를 맞으면서 갔다.

지난번에 이발기로 터키컷 당한 기억이 있어 오늘은 가위로만 잘라달라 했다.

한가지 의문인 건 분명히 눈썹까지만 잘라달라 하고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는 것 같은데 항상 그 위로 자른다.

아마 튀르키예에서 눈썹까지 잘라달라는 건 눌렀을 때 이야기인 것 같다.

한국은 자연스럽게 보였을 때를 기준으로 삼는데 여기는 꾹꾹 눌러야만 겨우 눈썹에 살짝 닿는다.

그리고 지금 제일 마음에 안드는 건 옆머린데 이상한 투블럭은 막았다.

그러나 애매하게 짧아서 잘 뜬다.

내 머리가 짧을 때는 직모여서 그런 것도 있는데 그냥 어디서부터 미용사에게 이야기 해야할지 모르겠다ㅋㅋ.

그래도 이번에는 뒷머리 괜찮게 잘라줬다.


한국산 팩?

미용사분이 갑자기 팩을 꺼내더니 나한테 보여줬다.

처음엔 이걸 왜 보여주지? 했는데 한국어가???

그렇다. K-화장품은 튀르키예에까지 진출한 거였다.

게다가 미용실 벽면에 꽤 많이 있었다.

신기해서 한 컷 찍어봤다.


어제는 동유럽이라면 오늘은 스페인 여행계획을 세웠다.

이번학기가 전부 온라인 병행이 되면서 이스탄불에 미련이 없어졌다.

게다가 스페인은 가우디로 인해 내가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이다.

총 10박 11일의 계획이고 처음에는 포르투갈까지 넣으려 했지만 동선이나 비행기편이 나오질 않아 스페인만 돌기로 했다.

이걸 무려 11시간동안 빡집중 해서 계획을 세웠는데 사람이 11시간 동안 머리 돌리면서 노트북만 만지면 손이 떨리고 속이 메스껍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다시는 안 느껴야지.


일단, 부모님은 내가 스페인 가는 걸 모르는데 엄마가 이 내 브런치 글을 읽고 있으니 올리면 알겠지.

불효자 영끌해서 스페인 갑니다.

오늘 전화할 때 못말해서 미안... 내 로망인 나라야.

이번에 가서 좋으면 나중에 돈 모아서 바르셀로나 한 달 살기도 해 볼 예정이다.

동유럽보다 스페인 가는 게 더  기대된다^^.


먹을 음식이 쾨프테, 햄버거, 피자밖에 없다.

제발 살려줘...

햄버거도 안전빵으로 맨날 치킨버거만 먹다가 소고기 버거로 시켜봤다.

확실히 맛이 한국에서 먹는 소맛은 아니지만 맛이 좋았다.

앞으로 튀르키예에서는 닭 아니면 소다!


부다페스트에서 K-pop이???

이게 뭐냐고??? 놀라움에 연속이다.

부다페스트에서는 돌아가면서 클럽에서 K-pop 파티를 연다고 한다.

승엽이가 이걸 어디서 봤는지 갑자기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최신 아이돌도 아니고 포스터는 신화가 아닌가?

이번 주제가 레스토 비스무리 했던 것 같다.

해외 나오니 한국의 위상이 얼마나 변했는지 알 것 같다.

처음 해외에 나갔던 2017년에 다르고 코로나 이전 갔단 2020년 여행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금의 느낌은 또 다르다.

어렵다 어렵다 해도 한국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일 시험이다.

고로 오늘은 시험공부를 하려 했지만 많이는 못했다.

아마존에서 m6mark2 브라켓을 살지 말지 계속 고민했기 때문이다.

2만원을 더 내고 빠른 배송을 받을까 사지말까를 고민한 건데 스페인 가서는 꼭 V-log를 찍어보고 싶어서 주문했다.

이걸 2,3시간은 고민했는데 내 고민이 무색하게 금요일에 온다고 한다...

금요일 아침 일찍 부다페스트로 가는데 일주일만 늦게 오든지 더 빨리 오든지ㅠㅠ.

뭔가 2만원 날린 기분이야...


저녁은 또라웰의 BBQ인데 이젠 맛있어서라기 보단 진짜 먹을 만한 게 이것밖에 없어서 먹는다.

무엇보다 밥이랑 같이 먹을 게 이게 최선이다.

BBQ만 시키면 좀 아쉬워서 버터 옥수수와 같이 시켰는데 버터가 없다...

처음엔 향만 나나?했는데 먹다보니 그 향도 안 나는 것 같다.

저게 3000원인데 한국으로 치면 싸긴 하지만 맛이 그 가격에 먹을 만한 건 아니다...

이날 아쉬웠던 게 옥수수를 같이 시켜서 그런지 양은 평소보다 1.3배는 많이 줬다.

근데 치킨 맛도 그렇고 밥은 살짝 설익어서 와서 딱딱한 게 좀 씹혔다.

양이 많이 와서 옥수수를 시킬 필요도 없었고 메인메뉴의 맛은 떨어져서 만족도가 별로인 식사였다.


시험공부는 chat gpt랑 했다.

교수님이 올려주신 시험에 나올만한 23가지 질문이 있었다.

그걸 chat gpt에 돌려보니 정성껏 답변해줬다.

나도 수업 때 배운 게 있으니 얘가 거짓말을 하나 옳은 말을 하나는 구별할 수 있었는데 소름돕게 정돈된 문장으로 정답만을 말했다.

소름 끼쳤던 건 에세이를 쓰는 것처럼 얘가 진짜 생각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나 싶기도 했다는 거.

뭐, 덕분에 나는 일일이 찾아가면서 답변해야 할 시간이 확 줄었다.

chat gpt의 요약정리를 보면서 공부한 덕분에 일찍 잘 수 있었다.


그리고 성공했다!

뭔 소리냐고? 교수님이 올려주신 23가지 질문 중에 문제가 나왔다.

자신만의 에세이를 쓰는 문제도 있었어서 chat gpt의 답을 그대로 인용하지는 못했는데 어제 같이 공부한 덕분에 무난하게 써내려 갈 수 있었다.

역사가는 자신의 식견에 따라 해석해야 하긴 하지만 배우는 우리 입장에서는 일단 팩트를 아는 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는 chat gpt로 빠르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미래에 교양 수업은 완전히 변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리 먼 미래도 아니다. 나만해도 chat gpt로 공부했으니...


룸메들도 이제 모두 자기 집으로 떠난 것 같다.

한 친구는 어제 갔고, 다른 친구도 아까 큰 짐을 싸서 나간 뒤로 아직까지 안 돌아오고 있다.

저녁은 시켜먹기도 지쳐서 라면에 구운 닭을 먹었다.

근데 인간의 망각은 대단한 것 같다.

지난번에 저거 먹고 실망했었는데 이번에 음식을 주문할 때 무난하게 먹어봤던 걸로 시켰다.

또 실망하긴 했지만 지난 번 보다는 나은 맛이었다.

라면은 금방 나ㅏ올 줄 알고 컵에 뜨거운 물 붓고 면을 넣어났는데 음식이 나오는데 10분이 넘게 걸려서 완전 불은 죽이 되어버렸다.

면은 조금 먹다가 국물만 마셨다.

진짜 기록해 놔야지. 다음부터 먹지마! 딴 거 먹어!


현재시각 11시 08분.

해야 할 일을 마무리 하고 지난 4일간의 글도 다 써가고 있다.

짐을 쌓는데 생각보다 짐이 많아서 스페인 갈 때가 좀 걱정되긴 한다.

하여튼 잠깐 잠깐 1,2일 쉬긴 하지만 내일부터 무려 한 달간 계속해서 여행을 다닌다.

이 여행이 끝나면 기말을 준비하고 곧 한국이겠지.

시간 진짜 빠르다.


며칠 전부터 가끔 한국이 그리워지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2달 이상 한국을 떠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6주 갔을 때는 향수병이 전혀 없던 걸로 봐서 마지노선이 딱 2주인 것 같다.

아니면 미국에선 한식을 마음껏 먹어서 괜찮았을지도...

하여튼 2달, 2달 뒤면 한국이다.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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