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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티마커 SALTYMARKER Oct 01. 2024

나고야 근교 투어

시라카와고와 다카야마 1일 투어


나고야 둘째 날 아침 6시에 눈을 떴다. 오늘은 나고야 근교 투어가 있는 날. 서둘러 단장을 하고 월요일 아침 출근을 하는 사람들 사이로 여행을 간다.


마침 만나는 장소 옆에 코메다 커피가 있어서 테이크 아웃을 했다. 처음 먹는 코메다 커피 맛은 과연 어떨지.



코메다 커피는 1968년 나고야에서 처음 시작한 유명 커피 체인점. 아침에 빵과 함께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안에 들어가니 담배 냄새가 났는데 일본에서는 카페 안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것 같았다.


시간이 빠듯하여 커피를 받자마자 나왔는데 주문했던 아이스라테가 그냥 아메리카노로 나온 것이었다(직원이 친절했는데 바쁘다 보니 정신이 없었나 보다). 커피 맛을 보니 약간 시큼하면서 담배향 같은 묵직함이 있었는데 가게 안에서 맡았던 냄새가 담배와 커피 향이 뒤섞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팥이 얹힌 빵도 맛있었고, 계란도 따끈하니 맛있었다.


우리가 탈 차량은 봉고차였다. 같이 갈 그룹은 10명이 안 되었다.


터널이 많은 나고야 주변 고속도로. 곳곳에 담배 금지 표지판이 있고, 원숭이 출몰 주의 표지판이 있다


가이드분이 일본이나 나고야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해 주셨는데 들을만했다. 일본 청년들은 졸업 후 바로 취직하지 않으면 다음 해에 기업에서 잘 뽑아주지 않기 때문에 웬만하면 눈을 낮춰서라도 취직하려고 한다고 한다. 그리고 군대를 안 가기 때문에 일찍 결혼해서 애를 낳고 살고, 결혼을 할 때에도 적당히 비슷한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한다고 한다. 한국과는 문화가 약간 다른 것 같았다. 그래서 한국보다는 출생률이 높을 수도 있겠다. 대기업도 시험을 보거나 하지 않고 원서를 넣으면 그전 활동을 보고 뽑는다고 한다. 실력이 잘 났다고 일을 많이 한다고 월급을 많이 줄 수도 없고 월급 테이블에 나와 있는 대로 주고, 하나를 시키면 하나만 하면 되지 두 개를 하면 오히려 욕을 먹는다고 한다(엄격한 문화).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일본 회사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욕심 안 내고 시키는 것만 하고 월급에 만족하면서 살면 괜찮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고속도로 휴게소도 들르고, 족욕도 하였다.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하니 발이 시원해졌다.


도착한 시라카와고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일본전통가옥(갓쇼즈쿠리; 눈이 와도 흘러내리게 억새로 가파르게 만든 특이한 모양의 지붕)을 보존하고 있는 동화와 같은 마을이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이로리’라는 식당에서 식사부터 하였다.


개인화로에서 파와 버섯, 고기를 굽고, 마와 계란을 풀어 구워먹는 것이 특징인 ‘이로리 정식’


마와 계란, 파 등을 화로에 구워 먹는 이런 음식은 처음이었는데 맛있었다. 마 특유의 진득함과 고소함이 특징이었다. 고기도 익혀서 파와 된장과 같이 먹었는데 맛있었다. 단체다 보니 국에 우동도 넣어 줬는데 우동도 너무 맛있었다.


다 먹고 전망대에 올라서 사진도 찍고 마을 구경도 하였는데 정말 이쁘고 동화 같았다. 지붕을 한번 올리는데 2000천만 원 정도 들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 없이는 보존하기 어렵지만 지원을 받으면서 가능해졌다고 하고,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생업에는 지장이 없게 되었다고 한다.


겨울에 많이 오지만 봄여름가을겨울 다 좋다고 한다.


다음으로 나무로 유명한 타카야마(高山)를 갔다. 지명 그대로 고산지대고 일본은 집도 나무로 짓고 나무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여기서 벌목하여 생산된 나무들이 강을 통해 나고야 등지로 운반되었기 때문에 돈이 많이 모였다. 에도 시대(1603-1867년 도쿄) 상점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서양 관광객이 많이 올 정도로 유명하다.


건물들이 최소 100년 이상은 되었다는 얘기


타카야마에서 유명한 것이 나무로 만든 제품들(그릇, 수저 등), 된장과 간장(천황이 올 정도라고 함), 히다규스시(소고기스시), 절임반찬(추운 지방이라 야채가 귀해서) 등이다.


좌측이 소고기스시. 아래에 깔린 것이 센베.


곳곳에 줄을 서서 소고기스시를 먹고 있었는데 직접 먹어 보니 너무 맛있었다. 우선 살짝 발린 간장이 너무 맛있었고, 훈제 향이 나는 살짝 익힌 소고기도 풍미가 대단했다. 밑에 깔린 새우 센베도 짭짤한 게 후식처럼 먹기 좋았다.


원래 일정에는 없었으나 ‘너의 이름은’에 나왔던 신사도 잠깐 방문했는데 좋았다.


일본은 관습적으로 신당에 와서 소원을 비는듯 했다.


확실히 일본은 근교 투어가 좋다. 옛날 것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도 부럽고, 전통을 귀중하게 여기는 시민 의식들도 부럽다.




일본에 와 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어떤 분야에서는 한국이 앞서는 것들이 생기고는 있지만, 기본적인 선진국의 역사는 무시할 수 없는 게 경제나 도시의 규모, 사회의 체계나 선진 의식이다. 운전 습관도 한국보다 남을 배려하려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고, 서비스의 질도 성숙되어 있다. 불법 주정차를 하는 모습도 볼 수가 없고, 자전거 한 대도 요금을 내고 정해진 장소에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가업이 있으면 조상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잘 이어가려는 문화가 남아 있으며, 그래서 그런지 제품이나 음식의 질은 아직 한국이 따라가지 못한다. 한국만큼 일본을 무시하는 나라도 없지만 세계를 다녀보면 일본이 한국보다 인정받고 있는 건 엄연한 현실이다. 식민 지배를 당한 역사 때문에 무조건 일본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그런 사회적인 수준을 인정하고 개선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은 카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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