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브랜딩회사’가 대체 뭐 하는 곳이길래??!!!
이따금 폭우가 쏟아지던 6월의 어느 날, 회사 동료 JL이 “우리도 회사를 좀 알려보자”고 제안했다.
그렇다, 나는 우리 회사를 대중에 널리 알리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회사를 알리려면 일단 뭐 하는 회사인지 소개를 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래서 먼저 소개를 좀 해보겠다.
우리 회사는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아 ‘브랜딩’을 해주는 회사이다. 우리 회사의 이름은 ‘소디움파트너스Sodiumpartners’인데, 소디움은 11번째 원소인 나트륨, 즉 소금을 의미한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존재, 우리 회사는 소비자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전문적인 ‘브랜딩’을 제공하여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소디움=소금’ 같은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자, 이렇게 쓰면 꽤 그럴듯한 회사 소개인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들의 엄빠들이 친구들로부터 “네 딸/아들은 어디 다녀?”라는 질문을 받을 때 발생한다.
이제와 고백하건대, 이 글을 쓰고 있는 RA의 모친은 아직도 자식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듯하다. 아무튼 그는 RA가 다니는 회사를 지인들에게 설명할 때마다 없었던 말더듬증이 생긴다. 도대체 RA는 왜 남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회사에 다녀서 자식자랑대회에 참여한 모친을 완패하게 만드는가!?
RA의 모친은 오늘도 자녀가 *S전자*에 다닌다는 지인 앞에서 RA가 회사에서 하는 일을 설명하기 위해 진땀을 뺐다. 회사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도 아니고, 업무내용이 보통사람들에게 친숙한 것도 아니고, 이럴 때 60대인 RA의 부모는 자식이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만약 상대가 ‘회사 이름값’으로 배틀을 걸어오는 경우, 나는 다음과 같이 대처하라고 모친에게 일러두었다.
이 답안은 대중의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활용하여 ‘브랜딩’의 개념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내가 하는 업무가 대강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불상사도 있었으니... ‘브랜딩’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어르신들께서 종종 나를 ‘작명가선생’으로 오해하는 것이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철학원이 아닙니다. 손주 이름 지어달라는 부탁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그리하여... RA의 모친이 우리 회사를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붙이는 수식어는 이렇다.
‘아는 사람들은 아는 회사인데,’ ‘그 분야에서는 잘 알려진 회사인데,’
그리고, 대화는 보통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이 난다.
‘아무래도 보통사람들은 잘 모르지.’
‘브랜딩회사’에 다니는 자녀를 둔 전국의 어머니아버지들이 자식자랑대회에서 주눅 들지 않고 활짝 웃는 그날을 위해!
‘브랜딩회사’는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곳이란 말인가!?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줄 생생한 이야기들이 이곳 브런치에서 매주 연재됩니다!*
‘브랜딩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