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최고 기온이35도까지 올라간다는 폭염주의보가발령되었다. 최근, 전 세계 곳곳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대형 화재도발생하여 인간이 환경 파괴에 따른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것 같다.
코로나19에 걸린 이후처음친구를만나려고도곡역으로향해걸어갈때, 늘벗근린공원 산책로바닥에죽은매미들이 눈에 띄었다. 곤충이지만 가엾다는 생각이 들어서 풀숲으로 치워주었다.
양재천 둑길을 산책할때친구가 "매미소리가 너무 요란하네요."라고말했다.사실매미소리가 내 귀에도 거슬릴 정도로 너무시끄럽게 들렸다.
옛적, 국민(초등)학교 시절에는 매미가 지금처럼 떼로 울지 않고 한 마리씩 차례대로 정답게 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당시에 어쩌다가매미를 잡으면 무명실로 다리를 묶고, 장난감처럼 손에 들고 다녔다. 그리고 심심하면 매미 배를 문질러서억지로 울게 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그 시절, 여름방학 곤충 채집으로 매미가 인기 좋았다.
매미는 수컷이 특수한 발음기를 가지고 높은 소리로 울어서 잘 알려진곤충이다. 매미가 여름에 짝짓기를 하고 나무껍질 등에 알을 낳으면, 알은 일 년 후에 깨어나 땅속으로 들어간다.그리고 매미 애벌레는 땅속에서 나무뿌리의 수액을 섭취하고자란다. 이렇게 약 6년을 보낸 뒤, 여름이 되면 땅 위로 올라와 껍질을 벗고, 성충으로고작한 달정도 살다가 죽는다고 한다.
매미는 왜 요란하게 울어 댈까?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할 때 몸통 안의 얇은 막을 떨어서 소리를 내는데, 큰 소리로 우는 매미일수록 암컷에게 인기가 좋다는 것이다. 즉,사람으로 비교하면 잘 생기고 인기 좋은 남성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친구에게 죽은 매미 여러 마리를 공원에서 보았다고 말하자, "암컷을 찾아서 짝짓기를 하고 세상을 떠났는지 궁금하네요. 한 달밖에 살지 못했을 텐데"라고 말했다. 나는 공원에서 죽은 매미가 수컷인지 알 수 없지만 요란하게 울어대는 사실로 짐작건대 암컷에게 한 구애가 성공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요란하게 울어 대는 매미소리는 옛여름철 정서를 느끼게 하던 소리와 사뭇 다르다. 아마도 수컷 매미들의 구애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현상 때문이라고 여긴다.
친구가오늘이 복날이라 삼계탕을 먹자고 했지만삼계탕집이 눈에 띄지 않아,대신 순댓국집으로 갔다.친구와 헤어지고 집으로 올 때에도 역시 매미소리가 요란했다. 나도 여름에 늘 생각나는 추억의 노래, '해변으로 가요'를 매미처럼 크게 불러보았다.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
(해변으로 가요.)
젊음이 넘치는 해변으로 가요 ~
(해변으로 가요.)"
내가 노래를 부르고, 매미도 힘차게 노래하여 마치 누가 잘하는지시합이라도 하는 듯했다. 그러나 내 실력은 내가 안다. 만일 내가 매미였다면 아내를 만나기어려웠을 것이다. 게다가 6년을 땅속에서 지내다가 겨우 한 달 정도살다죽는다고 하니 매미로 태어나지 않은 것도 천만다행이라고 느꼈다.
집에도착하자아내는 노래도잘하지못하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아내는 오늘이 복날이라며 특별히 삼계탕을준비했다. 저녁을 먹을 때양재천의매미소리가 여전히요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