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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나비 Nov 18. 2023

끝과 에덴

안녕하세요, 연나비입니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등장해 갑작스럽게 알려 죄송합니다만, 연나비 브런치 스토리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훌쩍 떠나는 것은 스스로가 용납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읽어주실 분도 제대로 남지 않은 이곳에서 인사드립니다. 그간 평온하셨나요.

간만에 와서 드리는 말씀이 이것이라 죄송합니다. 브런치 스토리를 운영하면서 제 주제에는 과분한 응원과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간 수고를 들여 방문해 주시고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때때로는 이곳에 발 디디고 서 있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분명 행운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쓴 활자들이 잠시나마라도 여러분들의 눈에 들어왔다면, 제가 쓴 모든 이야기에 대해 후회하지 않습니다, 부끄러워할 수도 없고요. 눈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벼이 내린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많이 생각해 보고, 좋은 안을 찾다가 내린 결론입니다. 브런치 스토리 앱을 스마트폰 안에 두면서 좋은 일도 경험했으나, 항상 한편으로는 아쉬움과 불안함이 쌓여있었습니다. 처음에 제가 지향하는 연나비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연나비는 브런치 스토리의 테두리 안에 있겠지만, 연나비는 다른 창작물 공유 플랫폼에서 시작되었으며, 그쪽을 주력으로 두고 있습니다. 연나비는 사람들의 시선이나 생각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글을 썼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첫 시작이 안일했습니다. 고등학교 이름을 팔아야겠다는, 그런 생각은 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저는 제 글로 인정받고 싶었으니까요, 그리고 그게 성공을 불러오지 못하더라도 연나비라는 존재는 자신으로 완결된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이곳은 학교 이야기와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줄을 타는 모호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이나, 감사하게도 구독을 눌러주신 분들께서는 저 자신이 아니라 제가 다니는 고등학교를 보고 이곳의 존재를 알게 되셨을 테니까요.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고, 고민해 왔던 부분입니다. 유입 경로를 따져보았을 때 구독을 눌러주신 분들께서는 고입에 도움이 되는 정보나 고등학교 생활이나 어쩌면 이 학교에서 열심히 사는 모습을 기대하고 계실 텐데, 전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것이 주요한 이유입니다.

이 나라 특성상 고등학교-대학교 루트가 정말 중요한데, 전문가도 아닌 제가 단지 재학생이라는 이유로, 아직 졸업생도 아니고 무언가 이루지도 못한 일개 고등학생이 고등학교 관련 정보를 드리는 것이 납득이 되는가에 대한 걱정도 있었습니다. 이제 이런 걱정도 같이 정리해 버리고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네요. 정말 적은 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연나비라는 이름이 주변에 퍼지는 걸 원하지는 않았거든요. 고등학교 이름을 알리면서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브런치 스토리 앱에 알림이 뜰 때마다 긴장했거든요. 혹시나 나를 알까 봐. 실제로 신상만 잘 정리해 보면 알만 하고요. 주제 파악 같은 건 안중에도 없이 날뛴 과거의 과오라는 것 정도는 알지만요.

그런 이유로 정리합니다! 간결하게 쓰고 싶었는데 진심이 담기지 못할까 봐 두서없는 글이 되었네요. 아마 이 글이 올라가는 시점에서 고등학교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던 글이 몇 개 내려가 있을 것입니다. 브런치 북 같은 경우에는 PC를 사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조금 뒤에 정리될 거고요. 계정 자체를 삭제할 생각은 없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이 계정에는 이 글 하나만 남게 될 겁니다. 서서히 제대로 끝맺고 가겠습니다.

덧붙여 대상과 형상이 명백하지 못한 사죄를 이곳에 끼워 넣어도 될까요. 지나치게 미묘하고 섬세해서 제대로 표현조차 하지 못했던 감정과 감각,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그들의 영향을 받았을 모든 이들께 사죄의 말을 드립니다. 겁이 나는 바람에 표현해 주신 마음에 답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두고두고 기억하고 감사해할 거예요. 모든 댓글이 인상깊은 기억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나비라는 이름으로 오지는 않겠지만 브런치 팀 측에서 제 글을 읽고 다시 한번 더 기회를 준다면 새롭게 돌아오려 합니다. 언젠가 이 플랫폼에서 동일한 문체를 발견하신다면, 그 사람은 진짜 내 글을 쓰고 있는 연나비일 거예요. 일단 여기에서는 마지막이 될 테니 인사드립니다. 연나비였습니다. 지켜봐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언젠가 인연이 닿는다면 다시 만나요. 끝은 분명 새로운 시작일 거예요.


P.S. 마지막 피, 에스네요. 이건. 기타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경우 yeonnavi.official@gmail.com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어떤 것이라도 좋아요.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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