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전 새벽에 밥풀이를 산책시킨다. 날도 많이 더워져서 새벽에 조금 더 멀리 다녀오는 편이다. 오늘따라 습하고 빨리 더워져서 밥풀이가 금세 헐떡거린다. 그늘이 있어도 더워서 밥풀을 안고 쭉 걸어왔다. 아파트 안으로 겨우 들어왔는데 강아지 친구가 안겨있는 밥풀이에게 관심을 보였다. 밥풀이도 관심을 보여서 내려놨다. 친구 강아지 엄마가 저 끝에서부터 나를 봤다고 했다. 강아지를 안고 걸어오는 나를.
“날이 더워서 안고 왔어요.”
“어머 부지런하셔라.”
“애기 심장병이 있어서 헐떡이면 안 되거든요.”
“그렇구나, 얘 말티즈죠? 저도 이 아이 전에 말티즈 키웠었어요. 심장병으로 약 먹였고 13살 때 죽었어요.”
“아...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어떻게 강아지를 다시 키우실 수 있으셨어요?”
“우리 딸애가 자꾸 키우고 싶어 해서요. 자기는 아무것도 안 하면서 제가 이러고 있네요. "
개 엄마 둘이서 아침에 수다를 한참 떨었다. 나는 밥풀이 유모차를 사고 싶다고 얘기했다. 밥풀이 행복하게 하려니 힘이 든다는 소리도 했다. 요즘 들어 걷다가 자주 안아달라 한다, 밥풀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