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1일 회사에서 전화가 온다.
안녕하세요. 김복 선생님이신가요. 휴직 연장 하실 건가요, 복직하실 건가요?
복직이요.
그러면 복직원을 내셔야 합니다. 양식대로 쓰셔서 결제해서 제출해 주세요.
복직날짜는 언제인가요?
2023년 4월 OO입니다.
복직원에는 복직을 허락해 달라는 말로 장식돼 있다. 휴직에도, 복직에도 뭔가 회사에 구걸을 하는 기분이 든다. 전자시스템은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갱신해야 하는지라 새로 받아야 한다. 전자시스템으로 들어가서 서류를 작성한다.
타 부서 동료도 6개월 휴직 후 돌아왔는데, 나보다 연차가 높음에도 3개월째 120만 원 받고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 연금으로 나가는 돈이 어마어마하단다. 휴직기 동안 떼지 않은 돈을 2배로 가져가다 보니 그런가 보다.
그나저나 쓰레기 굴에 다시 제 발로 걸어 들어가야 하니. 돈 받은 만큼 일하고 말 직장이라는 쿨한 마음이 자꾸만 빗나간다. 회사를 다니면서 그만두는 걸 목표로 삼는다는 건 정말이지 좋은 태도이다. 계속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수록 갑질에 아무 말도 못 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아닌 것에 대해 갑질 그만하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게 도와주소서.
복직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