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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지예 변지혜 Apr 27. 2024

발레는 다리 무조건 찢어야 한다?

비전공자의 발레콩쿠르 도전기


도미노처럼 계속 생기는 커다란 벽


내 마음의 넓고 넓디넓은 커다란 벽. 발레콩쿠르 신청의 벽을 넘어섰다. 이것만 넘어서면, 마음의 힘듬은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연습을 하다 보니, 고쳐야 할 문제점들과 더욱 기량을 보충해야 하는 부분들이 무엇인지 한 가지씩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발레 동작들을 보면 다리를 위로 쫙쫙 일자로 시원하게 뻗는 동작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일자로 뻗는 자세의 소양은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관념이 나한테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탬버린을  다리로 시원하게 차는 부분. 오른쪽으로 다리를 일자로 뻗으면서 뛰는 부분에서 다리를 더 찢을 수 있었다면 더 이쁘게 춤 동작 선이 나왔을까? 하는 아쉬움이 안무를 할 때마다 들었다.



나도 일자다리 만들고 싶다. 더.

나도 일자다리로 다리를 찢고 싶었다. 유연성을 더 기르고 싶었다.  그래서 집에서 계속 고관절 스트레칭을 하고, 다리를 쭉쭉 늘리는 스트레칭을 해주면서 집에서 열심히 아침저녁으로 안무를 연습했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콩쿠르 전에는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욕심에 갑자기 조금은 혼자서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주말에 중간점검의 날을 맞이했다.


 긴장된 마음으로 발레학원에 들어섰다. 처음에 같이 선생님께서 몸을 풀기 위해 스트레칭을 알려주셨다. 선생님의 구령에 따라서 긴장된 마음이 풀리는 듯하다가 다시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으아악... 선생님 살려주세요!!!


사실 나는 일단 바닥에서 일자다리로 다리를 그나마 찢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위로 뻗는 유연성이 부족해서 항상 고민이었는데,  허리와 고관절, 그리고 허벅지 안쪽의 근육 더욱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선생님이 코칭해주셨다.


 그 방법은 다리를 일자로 벌린 다음 요가블록 2개씩 발 밑에 올려두고 전체적인 다리를 아래로 누 것이었다.

일자다리에서 유연성을 기르는 방법


이때 정말 악 소리가 났다. 나름 잘 찢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새로운 신세계를 맛보았다. 저절로 선생님 살려주세요!!! 를 외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아프면서도 한편 이렇게 되면 정말 더 찢을 수 있긴 하겠구나.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나오긴 했지만. 나 혼자는 못하겠다는 결론을 바로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일자다리 찢기 위한 유연성 기르기 방법 두 번째.


바닥에 누워 다리를 바깥으로  벌린다. 무릎을 구부린다. 즉, 다리를 'ㄷ'자 모양을 만든다. 선생님께서 누워있는 의 가운데에 와서 양쪽 무릎을 쭉 눌러주었다. 이때 후~ 하고 호흡을 내뱉으면서 움직이면 고관절과 허벅지의 안쪽 근육들 등등 다리에 연결되어 있는 모든 근육들이 늘어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름 눌려지는 다리에 내심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더 누르는 고통에 이것도 살려달라는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아쉽게도 이 동작은 사진을 못 찍었다. 하지만, 이 동작은 선생님께서 일자다리를 찢을 공간이 협소할 때 주로 사용하던 방법이라고 한다.


서두르지 말자.


다리를 찢는 것에 대한 벽을 오랫동안 조금씩 허물어보기로 했다. 한 번에 통과하기는 어려우니 조금씩 부숴서 구멍을 내서 통과하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 벽을 두드려서 부수는 건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릴 듯하다.

내가 선생님이 알려주신 두 가지의 스트레칭을 하면할 수록, 마음의 벽의 표면이 미세하게 깎여나갈 것이다. 한 번은 아니더라도, 아주 0.1%씩 미세하게. 그리고 이걸 10년, 20년 꾸준히 한다고 생각하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언젠가는 넘어설 수 있는 구멍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초보는 그저 지금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로 한다. 이번 발레콩쿠르는 다리를 이쁘게 멋지게 못 찢어도 도전하기로!  그리고 계속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바뀔 나의 아름다운 미래를 그리며 나아가본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다리찢기 #발레 #발레콩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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