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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BaNa Nov 17. 2022

윗동네_재수 없는 입시

- 아랫동네 수능 -


< 재수 없는 입시 >


두둥~ 오늘은 수능이다.

덕분에 나는 늦게 출근한다.


내가 경험한 윗동네(북한) 수능은

국가시험이라고 불렀다.

시험 시기는 비슷하지만, 방법과 내용에는 큰 차이가 있다.

며칠에 걸쳐 시험에 응시했고,

점심은 집에서 해결하고 다시 시험장으로 갔다.

시험은 모두 주관식으로 이루어진다.

시험지 상단에 수험번호와 이름 석자를 적고

칠판에 적힌 문제를 보고 답을 적어야 한다.

나는 고도의 집중력과 필요 이상의 정성을 발휘해

백지가 아닌 깨알 같은 오답으로 시험지를 빼곡히 채어 넣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수기 채점 시 정성의 가산점이 작용한 듯하다.(웃음)

시험 점수는 전교생 상대로 벽보에 공개되었다.


재수 없는 입시

윗동네(북한)에는 '재수'라는 게 없다.

"개~ 재수야"

처음에는 재수탱이라 욕하는 줄 알았고

다음에는 재수, 삼수 친구 이름 같기도 했다.

학교, 학부, 학과 대부분에 선택지가 적었고

신분과 재력에 따라 통보받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수능에 합격하고 대학교 입학통지서를 받았으나,

아르바이트나 부업이 없었기에

학업을 접어두고 생계에 발을 들였다.(아픈 기억;;;)


아랫동네(한국) 수능은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기적을 볼 수 있는 날,

아랫동네(한국) 수능은 내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한다.

경찰차가 수험생을 태우고 달리고

구급차가 지나가듯 수험생을 태운 차는 일제히 비켜준다.

수능을 위해 출근시간을 조정하고

모두가 수능을 위해 마음을 모은다.

수능 선물, 수능 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으니

아랫동네(한국)는 별천지, 신천지가 따로 없다.


수험생은 수험장 안에서 시험을 치르고

학부모는 수험장 밖에서 시험을 치른다.


윗동네(북한) 아랫동네(한국)

모두 학부의 열의는 세계 챔피언이다.

대입 추천서류에 들어갈 스펙을 위해 경쟁하는 모습

학벌 중시에 명문대 입학을 선호하는 등

학생들과 부모의 학구열은 이미 통일을 이루었다.


느껴보고 싶다.

아랫동네(한국) 학생으로 교복을 입고,

엄마의 사랑이 담긴 도시락 들고

정적이 흐르는 시험장에서

연필을 굴려가며 객관식 문제의 답을 찍어보고

재수를 하더라도 원하는 대학에서

선택권으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그 설렘을...


- sabana -


#수능 #시험 #재수 #아랫동네 #윗동네 #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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