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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Dec 03. 2024

시그니처 작업물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세 번 정도 같은 기법의 작품을 계속 말아먹고 지금은 컴팩트하게 분수껏 작은 작품을 집에서 다시 시작해서 조금씩 조금씩 해나가고 있다. 넓지만 불편한 곳에서 불편하게 하느니 집에서 형편껏 하는 게 차라리 나은 면이 있다. 나는 채색이 젬병이고 선은 제법 하니 붉은 바탕에 순금으로 긋는 홍탱화나 검은 바탕에 순금으로 긋는 먹탱화를 얼마간 이어나가기로 마음먹었는데 세상에 쉬운 게 진짜 없다. 순금분은 비싸고 섬세하기 짝이 없고 면본에 단색바탕만 깔끔하게 내는 것도 쉽지 않다. 길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난 원래 고독하고 독선적인 길치다. 결국은 남들보다 늦게 도착하긴 할 것이다. 내년 봄에는 마침내 선생님과 합류하기로 결정이 나서 어스름 저녁에 희미하게 불을 밝힌 외갓집을 만난 기분이다.

지금은 그냥 하던 거 하고 있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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