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의 마지막을 비통한 참사를 애도하며 지난다.
내년은 뱀의 해다.
사놓고 끌어안고 좋아만 하던 비싼 석채 주사(朱砂)를 아교에 조금 녹여 12 지신 중 뱀 선생님을 그었다.
비늘도 그리고 채색을 해야 카리스마가 있는 상호일 것이다. 어쩌다 보니 눈이 착하네. 용에 비하면 인기는 없을 거 같은 신장이지만 뱀도 꿀꺽꿀꺽 물 마시는 짤 보면 나름 귀엽게 생겼다.
“다섯 가지 덮개(탐욕ㆍ분노ㆍ우울ㆍ들뜸ㆍ의심)를 버리고 번뇌가 없고 의혹을 뛰어넘어 괴로움이 없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숫타니파타 제1장 사품(蛇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