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ameLee Mar 24. 2024

10만 유저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멈추다

나홀로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고민해야 하는 요소들

1. 키울 맛을 잃은 사이드 프로젝트  
2.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고민해야 하는 요소들  
3. 버블 플러그인을 사이드 프로젝트로 선택한 이유
4. 나홀로 하는 버블박스 런칭


키울 맛을 잃은 사이드 프로젝트

 사이드 프로젝트로 노션박스를 운영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데이터를 돌아보니 별도 홍보 없이 연간 10만 명의 유저가 찾아왔고, 수익도 월 150만 원 정도는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 코드 없이 혼자서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 중에서 이 정도 성과를 달성한 분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다만 노션박스의 운영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민도 함께 커졌다. 노션박스의 주력 서비스는 ‘노션 템플릿’이었다. 하지만 이제 노션 헤비 유저들이 많아졌고, 이들 대다수가 노션 템플릿을 만들어 시중에 공유를 하고 있다. 바꿔 말해, 노션 템플릿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물론 노션박스가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템플릿 사이트지만, 포화 시장에서 투자한 리소스 대비 임팩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노션 검색 키워드는 거의 다 선점했다.


 원래는 노션박스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강의나 외주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지 고민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리소스가 너무 커지기에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노션박스를 매각하려고도 했지만, 인수 제안자들과 딜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딜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노션박스가 '나(FameLee)'에게 의존하는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즉, 내가 없이 노션박스만 넘기는 경우, 노션박스를 사업적으로 활용하는데 제한이 많다는 게 인수자들의 분석이었다.


 무엇보다 노션박스에 이전과 같은 흥미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노션박스는 이미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별도의 터치를 하지 않아도 잘 굴러가고 있다. 즉, 더 이상 사이드 프로젝트로서 키울 맛이 없는 서비스로 자리 잡혔다. 고민 끝에 노션박스는 현상 유지만으로 남겨두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재미로 움직이는 인간... 그것이 바로 나...

재미로 움직이는 인간... 그것이 바로 나... (출처 : <블루록>)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고민해야 하는 요소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5가지 요소를 주로 본다. 여기서 1~4번은 서비스의 임팩트 관점이고, 5번은 사이드 프로젝트라는 현실적 요소에 기반한다.

1.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인가?

2. 영역 안에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있는가?

3. 해당 문제를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내려고 하는가?

4.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기존에 없는가?

5. 내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잘 굴러가는 구조인가?


1.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인가?

 노션박스를 시작한 것도 위 요소들을 모두 따른다. 노션박스를 런칭한 20년도를 돌이켜보면, 노션이 국내에 상륙하고, 주변 지인들이 노션이란 서비스를 들어봤거나 혹은 막 쓰기 시작했었다. 즉, 1번의 요소가 충족됐었다.


2+3.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있고, 기꺼이 돈을 내려고 하는가?

 당시 노션박스를 기획할 때, 고려한 타겟은 (1) 다이어리를 쓰는 사람들과 (2) 스타트업 재직자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굿노트 등을 이용해 다이어리를 쓰고 있고, 다꾸를 위한 스티커나 템플릿 등 온라인 콘텐츠에 돈을 지불했다. 스타트업에서는 노션을 협업 툴로서 활용하고 있고, 협업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 모르는 사람들은 컨설턴트를 찾아가 돈을 지불했다. 2번과 3번 요소가 충족됐었다.


4.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기존에 없는가?

 하지만 당시에 노션 템플릿을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았다. 간혹, 블로그를 하는 분들이 자신이 만든 템플릿 공유할 뿐이었다. 노션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템플릿도 있었지만, 해외 유저를 위한 템플릿들이 대다수였고 유형과 개수도 많지 않았다. 이러한 부분에서 4번이 충족됐다.


5. 내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잘 굴러가는 구조인가?

 사이드 프로젝트를 큰 규모로 가져가면, 본업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즉, 부캐가 본캐를 역전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잘 굴러갈 수 있는 서비스인지 고민해야 한다. 노션 템플릿은 콘텐츠의 일환이며, 콘텐츠는 한 번 잘 만들어 두면 평생을 사용할 수 있다.

콘텐츠는 우려먹을 수 있다. (출처 : <나무위키 - 사골>)






버블 플러그인을
사이드 프로젝트로 선택한 이유

 고민 끝에 내가 잡은 주제는 노코드 툴, 버블이었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플러그인을 개발해 제공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사실, 여기에는 내 관심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 가장 좋아하는 툴은 버블과 노션이며, 국내에서 관련 정보가 부재한 황무지 상황에서부터 혼자 공부하며 사용하기 시작했었다. 조금 더 자만하자면, 국내에서 가장 잘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흥미만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선택한 건 아니다. 앞서 말한 5가지 요소들도 모두 충족된다.

1.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인가?

2. 영역 안에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있는가?

3. 해당 문제를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내려고 하는가?

4.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기존에 없는가?

5. 내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잘 굴러가는 구조인가?



1.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인가?

버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를 판단하는 데 크게 3가지 증거에 주목했었다. 우선 토스에서 버블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플러그인을 주제로 웨비나를 진행했었다. 토스가 직접 지원해 주는 모습부터가 국내의 관심도를 대변한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내가 쓴 버블 글의 조회 수였다. 21년도에 작성한 버블 글을 꾸준히 많은 사람들이 검색을 통해 찾아와서 읽고 있다. 지금까지 발행한 글 중에서 2번 째로 높은 조회 수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전 교육 창업에서 버블을 주제로 오프라인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분들이 신청을 해줬었다. 또한, 강의가 끝난 이후에도 다음 오프라인 강의를 언제 여는지에 대한 문의가 주기적으로 오고 있다. 아쉽게도 강의는 더 이상 열리지 않는다... 오프라인 강의는 넘 빡세...


2+3.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있고, 기꺼이 돈을 내려고 하는가?

 버블이란 영역 안에서 플러그인을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버블에서는 내가 자체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기능이 있다면, 다른 사람이 만든 플러그인을 불러와서 구현할 수 있다. 버블에서 서비스 빌드는 보통 혼자서 진행한다. 즉, 그 누구의 도움을 구하지 못하고 혼자서 목표하는 서비스를 어떻게든 완성해야 한다. 근데, 내가 어떻게 구현할지 도저히 모르겠는 기능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자연스럽게 플러그인을 찾아보게 된다.


 플러그인이 비싸도 상관이 없다. 이 플러그인이 아니면, 기능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몇 만 원 밖에 안 한다면, 사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 나도 버블로 서비스를 만들 때, 막히는 부분은 기꺼이 유료 플러그인을 결제해 사용했다.



4.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기존에 없는가?

 하지만 버블은 해외 툴이기에 아직까지 국내 유저를 위한 인프라가 갖쳐져 있지 않았다. 다양한 플러그인이 존재하지만 모두 해외 유저를 타기팅한 플러그인이며, 카카오, 채널톡 등 국내 서비스를 위한 플러그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나에게 필요한 플러그가 있을지라도, 모든 정보는 영어로 적혀 있다. 영어에 미숙한 사람이라면 막막하기만 하다.


5. 알아서 잘 굴러가는 구조인가?

 플러그인은 콘텐츠와 같다. 한 번 잘 만들어두면, 유지 보수를 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기능을 추가 업데이트 하고 싶은 경우가 있긴 하겠지만, 이건 내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내가 기능을 추가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기존의 플러그인을 계속 판매하면 된다.

플러그인 마켓 플레이스에서 판매되는 유료 플러그인들






나홀로 하는 버블박스 런칭

1. 사이트 개설하기

 서비스 이름은 버블박스라고 정했다. 사람들이 버블박스를 봤을 때, 노션박스를 함께 떠오르면 좋겠다는 생각에 '박스'를 돌림 이름처럼 사용했다. 만약 버블박스도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앞으로도 계속 00박스 유니버스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버블박스 사이트는 노션과 우피를 활용해 제작했다. 사실 노션박스에서 진행한 프로세스를 그대로 진행하면 됐기 때문이다. 제작 프로세스가 궁금하면, 예전에 쓴 글을 참고해 보자!


2. 플러그인 개발하기

 가장 큰 허들은 플러그인 개발에 있었다. 버블은 노코드 툴이지만, 플러그인을 만들 때는 node.JS 혹은 javascript 코드를 직접 작성해서 사용해야 한다. 필자는 python만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며, 그것도 서비스 빌드를 위한 게 아니라, pandas 같은 데이터 라이브러리만 알고 있다.

코드를 모르는데 코드를 짜라고요?


 풀고자 하는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든 풀어야 하는 게 나홀로 사이드 프로젝트의 숙명이다. AI 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AI를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활용하는 능력이라는 말이 있다. nodeJS를 몰라도 chatGPT를 요리조리 활용해 플러그인을 모두 개발할 수 있었다. 사실 내가 한 일은 GPT에게 필요한 함수를 설명하고, 답변을 보고 재질문하면서 코드를 GPT에게 잡아달라고 한 것뿐이었다. GPT는 신이야! 


모르는 영역도 똑똑하게 답해주는 chatGPT


 버블박스를 런칭한지 2주 정도가 지났다. chatGPT의 도움으로 벌써 11개 정도의 플러그인을 개발했다. 이제는 개발을 잘 몰라도 AI의 도움으로 코드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AI 시대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풀고자 하는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 보겠다는 마음이 아닐까?



FameLee의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

버블박스를 만나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 실험까지 싸이클을 돌려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