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못했던 나에게, 멈춤이 필요했던 순간
나는 오랫동안
멈추지 않는 것이 옳다고 믿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 자체가 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멈추지 않았다.
상처를 입어도,
마음이 할퀴어져도,
그저 계속 나아갔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나는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멈추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때부터 생각하게 되었다.
멈춘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 쉬어가는 일시정지와,
다시 시작을 요구하는 정지를.
일시정지는
흐름을 놓지 않은 채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이다.
반면 정지는
지금까지의 방향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선택이다.
나는 그 둘을
같은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멈추지 못했다.
쉬는 것조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 삶은
결국 나를 소모시키고 있었다.
그제야 알았다.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모든 것을 멈추는 정지가 아니라,
나를 돌보기 위한
일시정지였다는 것을.
멈춘다는 것은
뒤처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다.
이제 나는
멈출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나아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