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6월 금리인상은 패스했고, 얼마나 금리 인상기가 오래갈지가 관건인데, 이에 대해서 시장은 어떻게 해석할까?
오늘 새벽 FOMC가 있었죠. 시장의 과열 양상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리고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가 거의 막바지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번 FOMC에 쏠렸던 관심은 상당히 컸던 것 같습니다. 아마 어느 정도는 뉴스를 통해서 보셨겠지만 그래도 한 번 흐름을 정리해보죠.
우선 먼저 발표된 성명서와 매 분기마다 발표되는 SEP, 특히 그 중에 점도표를 보고 시장 참여자들은 크게 놀라게 됩니다. 성명서에서는 이번 금리 동결의 이유를 설명했죠. 추가 인상을 위해 시간을 두고 판단하기 위함이다.. 라는 뉘앙스의 얘기를 해주었죠. 그리고 점도표와 전망치가 핵심인데요.. 일단 전망치를 보면 성장률 전망은 올렸습니다. 지난 3월 0.4%로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크게 상향 조정했죠.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약간 조정했다고는 합니다만… 글쎄요… 미국 GDP에서 0.6%를 바꾸는게.. 약간의 조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실업률 전망이 낮아졌는데요… 기존 4.5%에서 4.1%로 바뀌었습니다. 연말까지 실업률이 상당히 낮게 유지될 거임을 언급한 겁니다.
첫 단락을 읽고 읭? 했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금리동결의 이유를 1)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상승시켰고, 2)실업률 전망이 4.1%로 낮아졌다.
내가 알기로 성장률 + 실업률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뷰를 담고있는게 아닐까.. 싶은데..? 그럼 고성장 고물가가 이어질테고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이번 금리동결의 핵심적인 이유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성장률이 올라가고 실업률이 낮아지는 건 성장 사이드에서는 강할 것 같다는 연준의 뷰를 보여주는 거죠. 물가는 조금 다릅니다. 헤드라인 물가는 3.3%에서 3.2%로 전망치를 낮추었지만 연준이 주목하는 핵심 물가(PCE)는 3.6%에서 3.9%로 되려 끌어올렸죠. 연말까지 3.9% 수준의 물가를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연준 위원들이 물가를 전망하는 평균값이 3.9%인데요… 연말 물가 범위를 3.9%에서 4.5%로 보고 있죠. 핵심 물가는 지금 수준보다 그리 많이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는 뷰를 담고 있죠. 약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실업률은 0.4% 낮추고… 물가는 0.3% 올리고… 이 둘을 맞바꾼 듯한 느낌이죠. 성장은 강해지고 물가는 높아지고… 고성장 & 고물가의 그림을 연말까지 그려가는 듯하네요.
그치.. 성장 사이드도 긍정적으로 보는것과 함께 핵심물가에 대한 전망을 "당분간 유지될 것 같다"는 스탠스로 가져간다면.. 말 그대로 고성장&고물가 현상이 유지될 것이라는 뷰인 것 같다. 즉, 그동안 너무 올렸기 때문에 당장은 올리지 않고 잠시 쉬어가지만 앞으로의 금리 인상의 여지는 충분히 차고 넘친다는 메시지로 해석하는 것이 옳지 않나 싶다.
성장이 탄탄하고 물가도 높으면 금리 인상을 이어가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연준의 금리 전망 역시 크게 높아졌죠. 점도표 상으로 보면 올해 말까지 연준은 2차례 추가 인상을 보고 있구요… 1명의 위원은 100bp추가 인상을(아마도 불라드로 보입니다), 2명의 위원은 75bp추가 인상을(아마도.. 월러와 카시카리 형님이 아닐까 싶네요. 메스터 누님 정도까지.. 예상입니다)… 그 외 9명은 50bp추가 인상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18명 중 12명이 최소 50bp추가 인상을 논하니.. 연말 평균 기준금리가 오르겠죠. 지난 3월 5.1%를 보던 것이 5.6%로 화악 올랐습니다. 문제는 내년의 전망입니다. 기존에는 내년 말 4.3%로 보던 기준금리를 4.6%로 보고 있구요.. 내후년에는 3.1%로 보던 것을 3.4%로 올렸죠. 네.. 내년부터는 소폭 낮아지지만 전방위적으로 높은 금리가 상당 기간 오래 유지가 될 가능성을 짚어준 겁니다. 시장이 깜놀할 만한 얘기죠.
그런데요… 그 이후 이어진 파월의 기자 회견은… 음.. 뭐랄까요.. 아마도 제가 여태까지 봤던 기자 회견 중에 가장 영양가가 없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원론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거 연준 일 아닙니다.. 재무부가서 얘기하세요… 부터 시작해서… 데이터 보면서 모니터링하면서 추후에 결정하겠습니다.. 라는 얘기까지 이어지죠… 추후라고 할 때 “추”가 가을 추(秋)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언가 미루고 싶고… 답하기 싫고.. 피하고 싶고… 책임지고 싶은 모습을 상당 수준 느낄 수 있었죠. 물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물가 잡는데 충격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표현들… 약간은 이 기자 회견을 무리없이 잘 넘기고 싶다는 의중을 상당히 보여주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파월 의장의 말을 직접 듣진 않았지만, 아무튼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면서 메시지를 뚜렷하게 해석할 수 없는 영양가없는 말만 이어갔나보다.
아마도 연준 의장이 바라보는 뷰가 비둘기적이라서 그렇게 답하지 않았을까요? 정리하면요… 금리 동결 & 매파적 성명서와 전망 & 모든 것을 중화시켜버리는 파월의 코멘트… 이걸로 이번 FOMC는 막을 내렸습니다. 매파적 전망치에 시장이 흔들릴 것을 걱정해서 파월이 나선 것 아닐까요. 연준이 시장을 걱정한다는 것을 시장이 알게 되면 귀신같이 반등으로 반응을 하곤 하죠. 네.. 주식 시장은 이른 바 “완전 자산”을 중심으로 한 빅테크 주식 중심으로 반등했습니다.
결국 정리하자면, 기존에 오건영 부부장님께서 예상하셨던 것 처럼 금리인상을 멈추지는 않을거고, 외려 올릴 여지가 충분하다는 매파적 스탠스... 가 가져가야할 메인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달러는 큰 폭 상승하다가 파월 기자 회견에 의해 되돌려지면서 보합 수준을 보였구요… 금리가 가장 중요하겠죠. 2년 금리는 4.7%를 살짝 넘겼고… 10년 금리는 3.8%보다 살짝 내려온 3.79%로 마감했습니다. 단기는 소폭 높아졌고.. 장기는 살짝 낮아졌죠. 단기가 높아지고 장기가 낮아지니.. 장단기 금리차가 살짝 더 벌어지게 되겠죠. 0.92%정도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보다 강해졌습니다.
장단기 금리차..가 심해졌다? 보통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차가 발생하면 경제위기가 오긴 했다.
그동안은 장기금리가 상승추세에서 단기금리가 너무 급격히 뛰어오르는 바람에 장단기 금리차가 발생했던 반면, 이번엔 장기금리가 소폭 하락하면서 금리역전현상이 이전보다 더 강해진 것으로 해석해야 맞지 않나 싶다. 그럼 좀 다르게 봐야 할 수도 있나..?
똑같은 정책이라도 어떤 시그널을 주는지.. 그리고 정책을 입안하고 진행하는 주체가 어떤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곤 하죠.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 인상을 강하게 밀고 가겠다는 의지를 확연히 보여준다면… 연준 기준금리에 민감한 단기 금리 뿐 아니라… 장기 금리 역시 딸려 올라가게 됩니다. 지난 해 4분기와 올해 3월 10년 국채 금리가 크게 올랐을 때가 대표적인 케이스겠죠. 어어.. 이거 상당히 올리겠는데… 후달리네… 라는 느낌을 받을 때 이렇게 반응합니다. 반면 올리긴 하겠지만 내릴 수도 있고… 상황이 안좋아지면 바뀔 수도 있고.. 올리는 건 부담되지만 아닐 수도 있고… 이런 시그널을 반복적으로 내보내게 되면… 단기로는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면서 2년 금리는 오르겠지만…. 10년 장기 금리는 금리 인상의 지속적이 길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면서 내려오게 되죠. 어설픈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를 흔들게 되면서 금리가 낮아질 것임을 시장이 보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선물 시장에서 바라보는 연준 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일단 7월이나 9월 정도에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이 되면 현 수준… 즉 5.0~5.25% 레벨로 되돌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RISE TO FALL이죠… 올려봐야 의미없습니다. 금새 내릴 거니까요… 그리고 더욱 재미있는 것은요.. 내년 전망입니다. 내년 말 정도를 보시면 연준이 금리를 많이 많이 인하해서… 3.5%까지 낮추겠다는 예상을 하고 있죠. 참고로 FOMC 이전에는 3.75%까지 낮추리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매파적 FOMC와 파월 의장의 중탕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시장은 내년 기준금리 예상을 더욱 낮춘 것이죠. 연준은 올해 말까지 두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지만.. 시장은 올려봐야 다시 내리기에 제자리 걸음을… 연준은 내년에 많이 낮춰봐야 4.6%까지 낮출 거라고 보고 있지만 시장은 3.5%까지 낮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전히 연준과의 괴리가 상당히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준은 아직 매파적 스탠스를 가져가려고 하고 있으나, 시장은 파월 의장의 알쏭달쏭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금리를 올리더라도 내년 말에 연준이 말하는것보다 결국 더 금리를 내릴거야" 라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같은 정책임에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지에 따라서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사뭇 다르게 나타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아직 끝이 아니죠. ECB와 BoJ회의도 연달아 예정되어 있죠. 연준 금리 인상이 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BoJ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현재의 YCC에 대해서도 고민을 조금은 더 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해 12월에도 연준 금리 인상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YCC를 변경한 전례가 있죠. BoJ 쪽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시죠.
그리고 이후 있을 연준 인사들의 추가 코멘트에서는 파월의 기자 회견과는 사뭇 다른 얘기들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갖고 있는 시장이 이런 코멘트들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관건일 듯 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제 막바지다… 조금 있으면 끝난다… 라고 하면 힘이 치솟곤 하죠. 유격 훈련도 보면… 마지막 날… 마지막 훈련 시간에 목소리가 제일 커지곤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말이 안되지만… 사람은 미래를 보면서 살기 때문이죠. 이제 집에 간다… 라는 기대가 만들어내는 큰 목소리는 그 훈련 내내 단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레벨이 될 수 있죠. 올리건 말건 이제 막바지라고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 어떻게 이어지는지 조금 더 지켜보시죠. 오늘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정책이어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지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사뭇 다르다". 너무 맞는 말이다. 결국 연준은 매파적 스탠스를 여전히 가져가지만, 시장은 이에 대해 "결국 금리 내릴거잖아. 니가 말한거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와 같이 해석하면서, 동상이몽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같은 말이어도 어떤 톤앤매너로 상대방에게 전달하는지에 따라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메시지는 다를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나 꺼내볼 법 한 진리가 경제환경에서 나타나는 현상에도 빗댈 수 있는 말이 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롭다.